오전부터 출장일정 번복… '지하철 파업' 원인
교통공사 교섭권 약화 우려로 4시간 만에 번복
"파업 예고에 발 무거워… 혼선 있어 송구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도·말레이시아 출장에 대한 이같은 논란에 "서울시민의 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출장을 떠나는 발이 무거웠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칫 시민에 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오전에 혼선이 있었고, 이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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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출장을 다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노사 간 협상 과정에 오히려 나의 존재가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출장길에 오르는 것이 노사 간의 허심탄회한 협상에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 따라 출장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내일부터 예정됐던 오 시장과 기자단의 해외 출장을 돌연 취소했다. 오는 6일부터 예고된 서울 지하철 파업 대응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서울지하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가 구조조정 철회 인력운영 정상화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한 영향이 크다.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내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과 4시간여 만에 서울시는 오 시장의 출장 취소를 번복하며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선종 대변인 명의의 공지를 통해 "당초 예정됐던 출장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사유는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동시 파업"이라며 "파업시 시민들께 불편을 드리지 않기 위해 출장을 취소하고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파업전 교섭을 앞두고 출장을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공사 교섭력을 약화하고 자율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출장을 다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혼선에 일각에서는 최근 지속된 정치적 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오 시장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연일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으로 검찰은 이르면 이날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핵심 관계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이들을 고발·수사 의뢰한 지 1년여만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해석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예고된 상황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이날 자리에서 고소장을 빼 들었다. 명씨를 비롯해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확산한 강혜경씨, 김영선 전 의원 등도 이날 함께 고소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선거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기 집단과 이를 확대 재생산하며 진실을 왜곡하는 거짓 세력들에 대해 단호히 법적 대응을 시작한다"며 범죄·사기 집단은 명태균, 강혜경, 김영선이며 동조 집단은 염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용주(맥 정치사회연구소장), 뉴스타파, 뉴스토마토"라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로펌에서 작성 중인 고소장을 이날 중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고소장 제출 후 4일부터는 예정됐던 6박 8일간의 인도·말레이시아 출장에 나선다. 서울시는 인도, 말레이시아와 도시관리·교통·자원순환·재난안전 등 이들 도시의 발전과제를 해결해 줄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국민 평균 연령이 30세 이하로 젊은 국가인 두 나라의 유학생, 첨단 산업인력 등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도 본격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첫 일정으로는 델리주 총리를 만나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하고 ‘서울-델리 정책공유 포럼’ 기조연사로 나서 서울의 교통·자원순환 등 정책 성과에 대해 발표한다. 또 인도 정관계 고위 인사와의 면담도 가질 예정이다. 첸나이에서는 첸나이 제1·2공장에서 연 82만대 수준의 생산설비를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만나고 현지 대·중소기업, 창업기업 등 30여 개사 기업인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다. 말레이시아로 이동해서는 쿠알라룸푸르 시청에서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다. 이어 정책공유 포럼 기조발언을 통해 도시관리·재난 안전 등 서울의 정책 경험을 발표, 두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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