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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러시아 당국 "택배로 쏠린 노동력에 다른 직종은 구인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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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에만 150만명 종사…상품포장 등 관련 직종에도 50만명 이상

아시아투데이

한 자전거 음식 배달원이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바리카드나야 거리를 달리고 있다. /타스,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도 최근 한국처럼 택배 서비스 수요가 급증, 건강한 노동자들이 이 서비스업종에 몰리면서 정부가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택배업 종사자들의 임금도 올라가고 있는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 분야로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다른 일자리에는 사람이 부족해지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니키타 쿠즈네쵸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국내무역개발부 국장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방송 RBC TV의 한 좌담회에 출연해 "배달 서비스의 인기는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쿠즈네쵸프 국장은 이날 '디지털 플랫폼과 생태계의 미래-합리적 규제 균형 찾기'를 주제로 한 좌담회에서 "대부분 육체적으로 건강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택배나 포장업자로 일자리를 얻고 있어 다른 산업 부문에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배달 서비스 시장이 엄청난 노동력을 흡수해 러시아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최소 150만명이 택배업에, 50만명 이상이 배달주문 접수나 상품포장 등 택배 관련 직종에 각각 종사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서비스는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하는 것을 방해하는 한편 서비스 자체의 수익성도 크게 낮다고 지적한다.

러시아 구인구직 플랫폼인 hh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러시아 택배기사의 급여가 3년 연속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2024년 1~7월까지는 전년동기 대비 거의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차량으로 택배운송업에 종사하는 택배종사자들은 매달 최저 15만, 최고 27만 루블까지 꽤 높은 보수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택배서비스 자체는 수익성이 없으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운송수단 등 다른 자원들이 지원돼야 한다는 게 걱정하는 이유다. 쿠즈네쵸프 국장은 "수익성 없는 서비스 부문이 생산적인 경제 부문을 포함한 다른 부문에서 노동력 등을 흡수, 나머지 경제 전체에 자원부족을 초래하는 효과가 있다"며 "실제 이런 택배에 쏠린 노동력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경제 부문에 종사해야 할 인력을 흡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도 지난 10월 "수도에서만 노동력 부족이 약 50만명에 이르며, 2030년에는 부족 노동력이 100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알렉 모로조프 국가두마(러시아 하원) 운영위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군산복합체 기업의 인력 부족 인원이 약 4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IT) 부품 제조업체 아쿠아리스의 인사담당 부사장인 빅토리아 카바는 "러시아에는 약 60만명의 엔지니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노동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배달서비스업체 자체도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상트는 최근 고용동향 보고서를 참조, "8월 기준 주문 접수자와 택배 등 배달 서비스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이유로 최근 분기별 IT 생활용품 온라인 판매 실적이 2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한편 극동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는 아직 택배로 노동력이 쏠리는 현상은 보이지 않지만, 전반적인 인력부족 문제는 점점 심각해 지고 있다. 택배나 음식배달 종사자가 있기는 하나 눈에 띌 정도로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배달업으로 쏠려 다른 업종들이 구인난을 겪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버스 기사와 같이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로 해오던 직종에는 인력 부족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는 버스와 택시 운전사 부족이 아주 큰 문제이며, 여성 노동자들이 이 분야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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