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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1930년대 한국 첫 쌍꺼풀 수술 주인공…장윤주 뮤지컬 데뷔작 ‘아이참’ 정동극장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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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가을]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한국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받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아이참’이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의 국립정동극장에서 뮤지컬 ‘아이참’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자리에는 국립정동극장 박진완 공연기획팀장,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석재원 대표, 황정은 작/작사, 임지민 연출을 비롯해 ‘현석주’ 역의 방진의, 장윤주, ‘구호’ 역의 이휘종, 이주순, ‘지현서’ 역의 문진아, ‘심주희’ 역의 이상아, ‘얼굴들’ 역의 정원철, 이혜진, 이준행, 박수민, 김미주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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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참’은 1930년대 한국 최초의 미용사이자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받은 여성, 일본으로 건너간 최초의 한류 배우였던 오엽주를 모티브로 한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국립정동극장의 박 팀장은 “올해에 정동극장에서 근대 시대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 많이 올라갔다. 근대 시대에는 한국적인 전통과 서구의 문물 가운데 신구가 격돌하면서 새로움이 만들어지는 시대와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 시대를 들여다보면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하게 된다. 그 당시 활동했던 인물들을 보면 현재 시점에서도 놀랄 만한 분들이 많이 계신다. 오엽주라는 인물도 사회적인 편견과 제약에도 본인이 추구하는 부분들을 개척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며 제작 계기를 밝혔다.

정동극장과 함께 ‘아이참’을 제작한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의 석 대표는 “4년 전 오엽주라는 인물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사람이라는 한 줄로 인물의 매력을 느껴서 창작을 시작했다”고 작품의 시작을 설명했다.

“오엽주에 대해 파고들면서 미용실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에 대해 ‘미용실 때문에 나라가 어렵다’라는 억울한 프레임과 편견, 억측이 난무했던 당시의 시대상 역시 알게 됐다. 이러한 사람들에 대한 기사의 일부를 가사로 차용하기도 했다. 그러한 시선 속에서도 멋과 미를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신념이라 말했던 오엽주라는 인물이 삶의 히어로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분을 소개하고 싶었고, 그의 개성을 그대로 담은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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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테이프의 상표명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의 제목 ‘아이참’은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석 대표는 “연출과 작곡이 동시에 낸 제목”이라며, “여성들이 가장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꾸미는 행위에 있어서 쌍꺼풀 테이프가 있다는 의미를 살리면서 눈 또는 나라는 의미를 가진 ‘아이’와 매력적이라는 뜻의 차밍에서의 ‘참’을 합쳐서 매력적인 나, 매력적인 눈이라는 의미를 곁들였다”고 설명했다.

오엽주는 ‘아이참’에서 ‘현석주’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현석주’ 역을 맡은 방진의는 “굉장히 건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건강해야 외면이 건강하다고 생각했고, 동시에 사람은 건강할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용이라는 것이 보편화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현석주라는 인물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과정들이 재미있었고, 작품 하면서 저조차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보편적인 뮤지컬 형식과는 달리 ‘현석주’가 돋보이는 솔로 넘버가 많이 포함되어있지 않고, 오히려 주변 캐릭터보다 말을 줄인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이러한 작품 특성에 대해 석 대표는 “실험적인 걸 시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오엽주라는 인물을 조사할수록 범상치 않은 인물이고, 개성이 돋보이는데 그에게 스토리를 주거나 아리아 같은 노래를 주면 굉장히 감성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오엽주에게 뮤지컬에서 일반적으로 여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들을 주면 역할의 개성이 사라질 것 같다고 생각했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창작진들에게 주인공에게 말을 많이 주지 말 것을 요구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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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추구한 주체적인 여성인 오엽주를 모티브로 하는 만큼 여성 서사가 주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장윤주는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들의 대해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꼭 나오는 것 같지만, 그렇게 안 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결국 내면만 있다고 해서 아름다울 수는 없고, 그 아름다움이 보여야 통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행보들과 닮아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게 되었고, 신념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미적인 센스가 더 있었던 여성이었던 것 같다.”

세계적인 모델이자 영화, 드라마 등 여러 매체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장윤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 그는 “모델로서 20년 넘게 패션쇼를 찢었던 사람으로서 무대가 그리웠다”면서 ‘아이참’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본격적으로 연기라는 걸 하기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늘 자신감이 없었다. 모델을 할 때 뿜어져 나왔던 저의 엣지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다보니 막연히 ‘무대에서 연기를 해보면 조금 달라지려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참’은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작품이라 선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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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뮤지컬과 패션쇼를 ‘리듬’이라는 단어로 묶으며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에 대한 어려움을 전하고, 성가대를 했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이번 작업을 통해 느낀 뮤지컬의 매력을 말하기도 했다.

“뮤지컬과 패션쇼 모두 리듬이 중요하다. 패션쇼에서의 리듬과 각은 이미 제 몸에 새겨져 있는데, 뮤지컬은 아직 잘 모르겠다. 연습하면서 깨닫고 나만의 리듬을 잘 찾아야겠다는 상태고, 현재 저 스스로 주어진 미션은 연기를 매 회차 다르게 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오랜만에 악보를 보면서 노래 부르는 게 제일 재밌었다. 학교 다닐 때도 다른 과목 성적은 다 ‘양’이나 ‘가’였는데 음악만 ‘수’나 ‘우’였고, 성가대를 오래 하면서 합창의 아름다움을 알기 때문에 합창하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현석주 역이 다른 뮤지컬에 비해 독창이 많지 않고, 뮤지컬 배우처럼 발성을 쓸 수 있는 건 아님에도 음악을 배우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

한국에 미용을 집대성시킨 인물을 모티브로 하므로 극중 방진의와 장윤주는 라이브로 미용 기술을 여러 번 선보여야 한다. 이에 대해 방신의는 “사실 똥손이라 머리를 할 때마다 긴장이 되어서 연습을 했고, 급기야는 집에 있는 딸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연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장윤주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퀸즈 미용실을 했어서 이제는 거의 자격증을 딸 판”이라면서, “워낙 스타일링을 많이 받다 보니까 어깨 너머로 본 것도 많았고, 이미 완벽하게 세팅을 해 둔 상태라 살짝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다 할 수 있다”면서 웃어보였다.

한편 ‘아이참’은 오는 29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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