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시험 마친 수험생들 모스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이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의 효력을 인정함에 따라 학교 측은 합격자 발표와 추가 시험 등 기존 예고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했던 수험생 측은 시험 공정성이 훼손된 정황이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고법은 3일 오후 연세대의 가처분 이의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1심 판단을 뒤집고 대학 측의 항고를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앞서 1심은 일부 수험생이 논술 시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연세대는 이의에 이어 즉시항고를 통해 2심 항고 절차로 나아갔고, 2심 법원은 이날 대학 측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합격·불합격 판정 또는 입학 자격, 선발방법 등은 해당 교육기관이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인격, 자질, 학력, 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할 수 있는 재량행위”라며 운영 과정에서 다소 미흡한 대처가 있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되지 않았다면 자율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제기된 고사장의 평균 점수, 외부로의 광범위한 유출에 관한 소명 부족, 소송에 참여한 수험생들의 소송 주체로서의 자격 등에 관한 판단을 토대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수험생들을 대리하는 김정선 일원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논술 시험의 공정성 침해가 72고사장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관련자들의 추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72고사장은 지난 10월 12일 자연계 논술시험 당시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가량 먼저 배부됐다 회수된 곳으로 이 고사장에서 문제에 관한 정보가 유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변호사는 “72고사장에서 찍힌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 유출 사진이 다른 고사장의 수험생 여러 명을 거쳐 한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던 수험생이자 과외 선생님인 A씨에게 전달됐다”면서 “또 다른 고사장에서는 휴대전화 관리를 허술하게 해 챗GPT를 이용해 봤다는 수험생의 진술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법원에) 제출할 증거와 자료들이 더 있는데 항고 결정이 너무 빨리 돼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시험에서 심각한 공정성 훼손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연세대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연세대는 계획대로 오는 13일에 1차 시험 합격자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8일 치르기로 한 추가 시험도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1, 2차 시험 모두 합격자를 261명씩 발표하되 2차 시험의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추가 합격자는 모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법적 다툼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수험생들이 1차 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본안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오는 5일 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소송에 참여한 수험생들은 1차 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돼 기능을 상실했으므로 무효로 하고 2차 시험을 통해 입학 정원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고법 결정에 따라 연세대는 후속 절차를 하나씩 진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여러 절차가 상당 부분 진척될 가능성이 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에 재항고를 하더라도 가처분 취소 효과가 유지되는 상태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대법원 재항고보다는 “본안 소송에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