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현, 영화'히든페이스' 인터뷰
전라 노출 감행한 연기적 신념
송승헌·조여정과의 호흡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지현은 본지와 만나 영화 '히든페이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다.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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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현이 운명처럼 '히든페이스'를 만났다. 극중 매혹적인 비밀을 가진 첼리스트 미주처럼 박지현은 말간 눈빛 속 욕망을 갖고 있는 연기자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지현은 본지와 만나 영화 '히든페이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다.

극중 박지현은 수연의 후배이자 오케스트라에 새롭게 합류한 미주로 분했다. 박지현은 미주가 지닌 욕망이라는 이름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는 과정을 덤덤하면서도 짙은 감정 연기로 선보인다. 먼저 박지현은 "제 연기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아서 기쁘다. 떨리진 않는다. 결과가 어떻든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다. 단지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라면서 덤덤하게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시사회에서 마치 관객이 돼 관람을 했다는 박지현은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들이 공개될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제가 찍지 않았던, 선배님들이 찍은 신을 보면서 대조해보는 장면도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박지현이 과감하고 또 파격적인 이 작품에 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김대우 감독의 팬이었다고 고백한 박지현은 "대본을 읽었을 때 미주라는 캐릭터가 나만의 색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내가 연기하면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저만의 상상을 자극했다. 미주 뿐만 아니라 수연이나 성진 같은 캐릭터의 관계성이 흥미로웠다. 각색된 대본이다. 각색된 것을 까먹을 정도로 원작과 달라서 흥미롭게 단숨에 읽었다. 솔직히 나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대우 감독이 생각한 미주와 배우가 생각한 미주의 결이 같았기 때문에 더욱 깊이 있는 캐릭터가 완성됐다. 김대우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미주에 박지현은 색채를 가미했고 더욱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박지현은 자신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고 현장에 임했다. 두 얼굴을 갖고 있는 미주가 순간적으로 짓는 슬픈 표정 등이 박지현이 의도한 장면이다.

미주와 닮은 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지현은 "사람에겐 항상 다양한 욕망이 존재한다. 저는 그 욕망을 드러내는 것에 솔직한 사람이다. 미주가 욕망을 드러내는 것과 닮았다"라고 짚었다.

박지현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X형사' 등 현재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이지만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수많은 오디션, 미팅을 거치며 느낀 것은 제게 주어진 역할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역할, 작품이 있다. 절실할수록 제가 상처받는 경우가 많았다.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내가 배우의 자질이 있나. 연기를 잘 하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라면서 "그래도 나는 연기가 너무 재밌고 평생 할 건데. 그러면 스스로에 대한 되물음으로 상처받을 필요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저를 선택해 주는 감독님은 있다.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운명처럼 주어지는 캐릭터들이 있겠지. 묵묵히 하다 보면 만나겠지. 20대 후반부터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방어기제처럼 보이지만 진심이다. 스스로를 몰아치지 않고 좀 더 편하게 하게 됐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이러한 시기를 겪은 박지현은 어느 순간부터 오디션이나 미팅에서 억지로 꾸며낸 모습보단 편한 마음으로 임했고 김대우 감독과의 미팅에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단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지현은 본지와 만나 영화 '히든페이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다.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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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은 자신이 맡았던 작품들을 떠올리면서 " 제가 만난 캐릭터들은 다 달랐고 재미가 있다. 미주라는 캐릭터가 재밌었던 것은 화술적인 부분에서 날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았다. 특히 미주는 욕망을 드러내는 본능에 집중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하고 싶은 말을 해 버린다. 개인적으로 보편적인 것을 비틀어내는 김대우 감독님의 정서를 좋아한다. 저는 감독님을 100% 믿고 연기했다. 앵글부터 캐릭터, 의상, 비주얼까지. 전적으로 감독님의 말이 이해가 돼 편하게 연기만 할 수 있었다. 연기적인 디렉션에 있어서 추상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송승헌 조여정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지현은 먼저 송승헌을 언급하면서 "굉장히 편했다. 농담도 많이 하셨다. 워낙 대선배님이시다. 제가 '가을동화'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처음엔 비현실적이었다. 워낙 안 늙으셨다. 현장에서 '아재 개그'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그걸 굉장히 좋아한다. 또 제 의견을 많이 받아주셔서 감사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조여정 선배님은 제게 '멋있는 선택을 하는 친구'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되게 의지가 됐다. 도전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선배님이 조언도, 걱정도 해주셨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됐다. 항상 저를 북돋아 주시면서 예뻐해 주셨다. 이 현장에서는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런가 하면 그의 전라 노출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박지현은 진지한 연기관을 드러냈다. 박지현은 "노출 또한 하나의 의상"이라면서 "노출 신은 수연이 보는 앞에서 성진을 유혹하는 장면이다. 부가적으로 노출이 있었을 뿐이지 노출이 중점이 되지 않았다. 감독님이 노출을 의상으로 택했고 저도 선택했다. 저도 신에 대해 상상을 했을 때 그 신은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동의를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작품으로 박지현은 이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앞날을 바라보는 중이다. "그동안 엄청나게 고생했다는 생각도 없어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했을 뿐이다. 지금은 감개무량할 뿐입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