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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군인이 통제하는 달라질 일상... 시민들 "집밖에 나가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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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출판 집회도 제한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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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고 계엄사령관 휘하 군인이 일상을 통제하게 된다. 군사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민간인을 구금하고 체포할 수 있다. 거주이전과 언론출판, 집회결사 또는 단체행동의 자유도 제한된다.

시민들도 갑작스런 계엄령에 공포에 떠는 분위기다. 직장인 이모(34)씨는 "믿기지가 않는다"며 "나라가 40년 전으로 돌아간 거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32)씨도 "너무 두려워 바로 부모님께 전화했다"며 "군대가 생활을 통제하면 일상이 마비될텐데, 집밖에 나가기가 무섭다"고 울먹였다. 임산부 이모(36)씨도 "곧 출산인데 너무나 불안하다"고 했다.

이모(56)씨도 "잠에 들 시간인데 전화가 10통 넘게 왔다"라며 "우리가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하던 세대인데, 그때도 계엄은 없었는데 시대가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어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곧 휴가를 떠난다는 회사원 김모(28)씨도 "출국이 가능할지도 모르겠고 혼란스럽다"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느낌이라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정치학자들은 계엄 선포에 "유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계엄이 선포된 건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1981년 이후로는 없던 일인데 굉장히 당혹스럽다"라며 "군인이 거리에 쫙 깔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계엄령이 전시 사변 또는 전쟁상태 등에 준하는 국가 비상 상태라는 요건에 충족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계엄은 법 효력을 멈추는 것"이라며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주 예정된 철도노조, 서울교통공사 등의 각종 집회도 취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장 없이 민간인 구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집회나 시위에도 군인이 투입될 수 있어, 주말 집회는 다 정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시장을 시작으로 주식시장 등 경제도 경색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갖고 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30% 급락했고, 이날 오후 11시 기준 8% 가량 하락한 1억2,000만 원에 거래 중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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