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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배우의 노출 연기에 필요한 제작진의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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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신 담은 '히든페이스'·'트렁크'
"노출 연기, 작품의 메시지와 표현에 걸맞아야 해"
한국일보

박지현은 '히든페이스'에서 노출 연기를 시도했다. '히든페이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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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신, 베드신을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배우의 입장에서 이러한 장면의 촬영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작품을 위해 도전에 나섰다. 연기자의 이미지 소비를 막기 위해서는 노출 장면에 어떤 고민이 담겨야 할까.

배우 박지현은 지난달 20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히든페이스'에서 파격적 이미지 변신과 함께 노출 연기를 시도했다. 그는 개봉 전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이와 관련해 "도전이라고 하면 배우로서 굉장한 도전이다. 제가 배우로서 작품을 보고 시나리오를 볼 때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 '내가 이 캐릭터가 된다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다. 노출 같은 부분을 계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그런 (노출에 대한) 부담보다는 미주로서 그 장면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확신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부담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에도 배우 서현진과 공유의 베드신이 담겼다. 서현진은 '트렁크'의 제작발표회에서 베드신과 관련해 "캐릭터 설명을 위해 필요하면 괜찮다. 감독님께서 불필요한 만큼을 요구하지 않으실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면 조절해 주실 것 같았다. (베드신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김규태 감독은 "인물의 캐릭터나 상황적인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개연성을 필요하기 위해 베드신이 필요했다. 다만 자극적인 요소로 사용하진 않았다. 적정한 수준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트렁크'에는 몇 번의 베드신이 등장했다. 공유 서현진은 침대에 누워 입맞춤을 나누며 인물의 마음을 표현했다. 다른 배우들도 베드신을 시도했다. 해당 장면에는 주요 신체 부위가 담겼다.

"노출 위한 노출은 NO"

한국일보

서현진이 '트렁크'의 제작발표회에서 노출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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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언론시사회에서도, 인터뷰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작품의 개연성을 위해 필요하고, 자극성만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면 괜찮다는 답변을 해왔다. 그러나 노출 연기를 시도하기 전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배우 안소영은 MBC '토크클럽 배우들'을 통해 '애마부인'에서의 노출 연기 후 겪었던 고충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 탓에 상처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 작품의 인기가 자신에게 오히려 독이 됐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배우의 이미지 소비를 막기 위해서는 '노출을 위한 노출'이 이뤄지면 안 된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본지에 "작품이 우선돼야 노출도 의미가 있어진다.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작품의 메시지와 표현에 걸맞은 노출이어야 한다. 그런 것이라면 노출 연기를 꺼릴 이유도 없어질 거다. 물론 촬영에 있어서 배우에 대한 충분한 배려와 예우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연기자 모두 노출 연기와 관련해 뚜렷한 신념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히든페이스' 김대우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미주는 노출이 있는 배역이다. 노출을 할 때 '내가 노출 영화에 나온다'는 느낌을 가지면 형편없이 초라하게 된다. '이건 내가 갖고 있는 나만의 위상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배우는 초라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주를 연기한 박지현이 자신감과 자기애를 갖고 있는 배우였다고 전했다.

작품을 위해 노출 연기가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존재한다. 때로는 배우들의 용감한 도전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다만 출연 배우가 불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충분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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