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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LG엔솔, 美 합작공장 GM지분 인수… “고객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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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모두 인수해 단독공장 운영

GM외에도 배터리 공급 가능해져

새 고객사 후보로 도요타 유력

美 “전기차, 트럼프 리스크 직면”

동아일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짓고 있는 얼티엄셀스 제3공장 전경. 거의 마무리 단계로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올 7월부터 건설을 일시 중지한 상태다. 얼티엄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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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 미시간주에 짓던 얼티엄셀스 제3공장의 GM 측 지분(50%)을 모두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GM은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에 따른 배터리 수요 감소라는 리스크를 피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공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거래라는 분석이 나온다.

GM은 2일(현지 시간) “거의 완공돼 가는 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논 바인딩 계약)’를 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GM은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회수할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3공장은 올해 말 완공, 내년 초 양산 예정이었다. 초기 생산능력 36기가와트시(GWh)는 향후 5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며 올해 7월 3공장 건설이 일시 중단됐고 양사는 최근까지 3공장 운영 및 투자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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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이미 얼티엄셀스 1, 2공장을 가동 중인 상황에서 3공장 물량까지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이미 상당한 투자를 한 상황에서 공장을 유휴 상태로 둘 바에야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고 다른 고객사를 유치하는 게 이득이라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GM과 합작 형태로 공장을 운영하면 타사 공급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GM은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 20만∼30만 대에서 20만∼25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얼티엄셀스 3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공급할 새 고객사 후보로는 도요타가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 20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와의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신규 공장이 필요하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GM이 각형 배터리를 확대하려는 상황도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8월 GM은 삼성SDI와 35억 달러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는데 2027년 각형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얼티엄셀스 3공장은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목적으로 짓고 있었다. 도요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배터리 역시 파우치형 배터리다.

미국 언론들은 GM의 얼티엄셀스 3공장 지분 매각 소식에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불확실성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GM은 미국에서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에 제공되던 수십억 달러의 세액 공제가 위험에 처했다”고 했다.

이날 국내에서는 민관, 국회가 한 팀이 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종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은 국회 이차전지포럼 토론회에서 “고용 창출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우리 배터리 업계의 긍정적 영향을 내세워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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