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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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해제한 직후, 국방부 관계자 등에게 소집해제를 지시하며 “중과부적(수가 적으면 대적할 수 없다)이었다. 수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선포된 비상계엄령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한 당사자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군 내부 상황에 밝은 소식통은 이날 새벽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한 직후, 김 장관이 국방부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현 시간부로 비상소집을 해제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을 군사작전으로 생각하고 국방부 직원들이 모두 자신에게 동조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은 ‘적은 수로는 많은 적을 대적하지 못한다’는 사자성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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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10시25분, 긴급 대국민 담화 발표와 함께 예고 없이 선포된 비상계엄은 김 장관의 건의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국방부 쪽 얘기다. 김 장관은 전날 밤 10시40분께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이후 밤 11시23분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포고령(1호)을 발표했다. 그러던 중 국회는 이날 새벽 1시께 본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새벽 4시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를 선언했고, 군 또한 새벽 4시22분께 국회 등에 투입된 병력을 원소속 부대로 복귀시키고 계엄사령부 또한 해산했다.
그러나 이날 계엄군은 국회 유리창을 깨거나 창문을 넘어 경내로 진입하는 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회의장 앞에서는 계엄군의 진입을 막으려는 보좌진과 시민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군의 모든 움직임이 김 장관의 주도 아래 이뤄졌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대통령은 이 참담한 상황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하고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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