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전세계 인공지능(AI) 최강자들이 맞붙고 있는 생성형 AI 모델 시장에 아마존 ‘노바’가 출사표를 던졌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4’ 기조연설에서 아마존의 생성형 AI 파운데이션모델(FM)인 ‘아마존 노바’ 출시 소식을 발표했다.

AWS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략적 파트너인 오픈AI가 GPT 모델을 선보인 이후,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아마존의 AI 파트너 앤스로픽이 출시한 ‘클로드’,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이 치열한 성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마존 또한 자체 AI 모델 ‘타이탄’을 서비스해왔다.

노바는 아마존이 타이탄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AI 모델이다. 제시 CEO는 “최근 다양한 AI 모델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개발자들은 어느 하나의 모델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클로드도, 라마도, 자체 모델도 다 쓰고 있다”며 “결국 하나의 모델이 전세계에 군림하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우리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객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아마존 노바는 ‘노바 마이크로’, ‘노바 라이트’, ‘노바 프로’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여기에 성능이 더 뛰어난 ‘노바 프리미어’는 내년 1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노바 마이크로는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짧은 시간의 응답을 제공하는 텍스트 전용 모델이며, 노바 라이트는 이미지·비디오·텍스트 입력 후 결과값을 받을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보다 더 고성능의 멀티모달 모델인 노바 프로는 다양한 작업에 대한 정확성·속도·비용의 최적 조합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제시 CEO는 노바의 특장점으로 다른 경쟁 모델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뛰어난 성능이면서도 비용은 훨씬 저렴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아마존 자체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노바 마이크로 모델의 경우 ‘라마 8B’보다 모든 항목에서 우수했으며 ‘제미나이 1.5플래시 8B’ 모델보다도 주요 12~13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노바 라이트 모델은 오픈AI ‘GPT4o 미니’와 비교했을 때 19개 중 17개 항목에서 개선된 점수를 보였고, ‘제미나이 1.5플래시’보다 21개 중 17개 항목을 앞섰다. 노바 프로는 동급 최강으로 평가되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3.5 소넷’을 놓고 봐도 절반의 항목에서 비슷하거나 더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그럼에도 비용 부담은 덜하다는 설명이다. 제시 CEO는 “타사 주요 모델들과 비교해 노바는 약 75% 더 저렴하며, 지연시간이 낮아 가장 빠른 모델”이라며 “사용자는 비용 절감과 고속 처리 능력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마존 노바는 증류(Distillation) 기술을 통해 상위 규모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를 하위 규모 모델로 압축해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큰 모델이 마치 선생님처럼 작은 모델을 학습시킴으로써, 비용은 줄이면서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하는 것이다.



이날 아마존은 2개의 창의적인 콘텐츠 생성 AI 모델도 발표했다. 먼저, ‘노바 캔버스’는 인페인팅, 아웃페인팅, 배경 제거와 같은 다양한 편집 기능을 포함해 스타일과 콘텐츠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스튜디오 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최첨단 이미지 생성 모델이다. ‘노바 릴’은 아마존이 처음 내놓는 동영상 생성 모델로, 텍스트 프롬프트와 이미지를 통해 전문가 품질 수준의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노바 스피치 투 스피치(Speech to speech), ’노바 애니 투 애니(Any to any)‘도 내년에 선보인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스피치 투 스피치는 목소리로 질문해 목소리로 답을 얻는 모델이며, 애니 투 애니는 텍스트든 영상이든 다양한 형태의 입력(Input)으로 다시 다양한 형태의 출력(Output)이 가능한 모델이다.

제시 CEO는 그러나 이러한 아마존 노바의 출격이, AI 모델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적 시도라는 해석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그렇다면 스스로 질문해봤을 때, 이렇게 AI 모델 수가 많아지면 어떻게 되는 걸까”라고 질문하며 “우리는 여러분에게 가장 광범위한 최고 기술을 제공하면서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단 한명의 인간에게 모든 전문성을 원하지 않듯, AI 모델 또한 어떤 모델은 코딩에 최적화되고 어떤 모델은 연산에 최적화돼 있을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런 모델들을 어떻게 혼합(Mix)하느냐이고, 이에 대해 아마존은 최고의 조합(Combination)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노바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보다, 사람들이 ‘더 다양한 AI 모델’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아마존과 AWS의 주된 AI 모델 전략인 것이다.

AWS는 이미 완전관리형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이러한 AI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마존 베드록에선 아마존 자체 모델인 타이탄을 비롯해 앤스로픽의 ‘클로드’, 메타의 ‘라마’, 코히어의 ‘커맨드’, 미스트랄AI의 ‘미스트랄’,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디퓨전’ 등 주요 AI 파트너들의 파운데이션모델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이 가운데 필요한 모델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최적의 결과값을 내도록 말이다. 이제부터는 아마존 노바 역시 아마존 베드록 고객의 선택지에 추가된다.

다만 아마존 노바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아마존의 생성형 AI 모델이었던 타이탄이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리인벤트 현장에서 만난 AWS코리아의 김기완 솔루션즈아키텍트(SA) 총괄은 “아마존 노바는 타이탄에서 좀 더 발전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며 “타이탄이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은 했지만 동영상 생성은 이번 노바에서 처음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이탄과 노바는 아마존 베드록에서 제공하는 여타 AI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비용, 할루시네이션(거짓정보생성), 모델별 프롬프트 등 테스트에 따라 결과값이 다를 수 있고, 고객은 그 중 최적의 결과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리인벤트 이전까지 주요 외신들에 의해 이른바 코드명 ‘올림푸스’로 불렸던 아마존의 새로운 생성형 AI 모델 프로젝트가 사실상 이번 아마존 노바를 탄생시킨 것으로 짐작되는 가운데, 김 총괄은 이에 대해 “올림푸스라는 코드명에 대해 아마존이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며 “아마존에선 생성형 AI 개발이 쭉 이뤄져오고 있었고, 그 과정을 거쳐 오늘 발표한 게 노바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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