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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韓출판인회의 “한강 성취 무색, 출판 자유 압살 윤석열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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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성명서 내고 비상계엄령 책임 물어

“지난밤 악몽 같은 시간 잊지 않을 것”

시대착오적 시도, 진보·문화적 가치 무너뜨려

출판의 자유 억압 시도 맞서 싸우겠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출판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4일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해 “시대착오적 시도”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와 출판의 자유를 압살하려는 조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했다.

특히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론하며 “이번 비상계엄령은 그러한 성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진보와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비상계엄령의 책임자들을 겨냥해 “법적·도덕적·역사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이데일리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대한민국을 어둠으로 밀어 넣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민주화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우리 국민들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며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이자,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과 6시간 만에 출판의 자유를 제하려는 시도는 좌절되었지만, 우리는 결코 지난밤의 악몽 같은 시간을 잊을 수 없다”면서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의 문학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과와 문화적 성취를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비상계엄령이 “우리의 진보와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길목에서도 출판은 진실과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자유를 향한 전초기지였다”며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땅의 출판이 다시는 침묵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국출판인회의의 성명서 전문이다.

2024년 12월 3일 늦은 저녁,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며 대한민국을 어둠으로 밀어 넣는 결정을 내렸다. 정당성 없는 비상계엄령을 해제하려는 국회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공권력이 동원됐고, 이는 민주화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우리 국민들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법에서 정의한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조치였으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였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따라 출판의 자유마저 일시적으로 제한되었고, 표현의 자유는 억압당했다. 불과 6시간 만에 출판의 자유를 제하려는 시도는 좌절되었지만, 우리는 결코 지난밤의 악몽 같은 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러한 시대착오적 시도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선언한다. 우리는 출판이 단순히 책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진실을 기록하고, 자유를 수호하며, 시대를 앞서 나가는 움직임임을 되새긴다. 이 땅의 모든 출판인은 지금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역사 앞에서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법조문의 나열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지켜야 할 기본 가치다. 우리 출판인들은 그동안 출판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고난과 고초를 견디며 싸워왔고, 출판의 자유는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해 온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금 이 자유를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불과 얼마 전,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의 문학은 민주사회의 자유로움 속에서 태어난 것이며, 그렇게 태어난 이야기들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과와 문화적 성취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령은 그러한 성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문화의 높아진 위상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이 순간에, 비상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치를 통해 우리의 진보와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

우리는 기억한다. 출판의 자유는 금서로 불리던 책들을 만들고 읽던 이름 없는 이들의 용기에서 비롯되었다.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길목에서도 출판은 진실과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자유를 향한 전초기지였다. 그러한 역사를 살아온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이며, 이 땅의 출판이 다시는 침묵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비상계엄령의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들은 법적, 도덕적, 역사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출판의 자유를 끊임없이 수호하고 민주주의의 불씨가 결코 꺼지지 않도록 지켜볼 것임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

2024년 12월 4일

한국출판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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