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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방산업계 "계엄 선포 국가에 누가 자국 방산 사업 맡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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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에 정치적 안정성 중요
수십조 수주전 코앞 악영향 우려
“국가 간 비즈니스 타격 최소화를”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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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가 발생하는 국가에 누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 자국의 방산 사업을 맡기겠나.”

4일 국내 방산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웠던 방산 사업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와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등 해외 대형 수주 입찰 사업에 국내 방산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든 상황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으로 국가 신뢰도에 회복하기 어려운 금이 가면서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과 정부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계엄 상황으로 윤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정국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형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와 3조 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의 입찰 공고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수주전에는 국내 방산기업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모두 참여한다.

문제는 해외 방산 사업 수주 여부가 국가 신뢰도와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무기 체계는 도입 이후 길게는 수십 년간 활용되기에 무기 수출 이후에도 상대국에 기술 지원과 부품 공급, 유지보〮수 등을 지원하는 게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해외 방산 사업 수주전에선 무기 품질은 물론, 무기 공급국의 신뢰성과 정치적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방산 사업은 기업이 아닌 국가 간 비즈니스인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의 경우 실제 도입까지 2년이란 시간이 남아서 그 안에 이런 국가 신뢰도 문제가 희석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그나마 계엄 상황이 짧은 시간 안에 종료됐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방산 분야 전문가인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그래도 빨리 수습이 되고 있다”며 “’K방산’ 수출에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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