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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 관련 내용이 담긴 호외가 놓여 있다.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번 사태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집권 후 마주해 온 위기들을 소개하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도박'에 나섰지만 되레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자충수'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지시간 3일 이번 사태가 "한국을 혼란에 빠뜨렸고 윤 대통령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시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먼저 행동을 취하면 상대로부터 선수를 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훨씬 뛰어넘어 1960~1970년대에 통치한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전술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가 핵폭탄을 사용했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의 평가를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윤 대통령이 이번 행동을 통해 "정권을 살리려는 듯했지만, 대신 자신의 몰락을 거의 확실하게 만들었다"며 "그가 스스로 사임하지 않으면 국회는 아마도 그를 탄핵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양극화는 깊게 자리 잡았고, 반대 진영은 서로를 '필멸의 적'으로 간주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이 "이런 극단적인 조처를 한 것은 사실 더 깊은 고질병에 대해 말해준다"고도 짚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단명한' 계엄령 선포는 바닥난 대중적 인기에 직면한 가운데 실행한 처절한 도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권위주의 향수에 빠진 윤 대통령은 적어도 한국 정치 진영의 일부가 이에 호응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여당을 포함한 국회가 만장일치로 그의 선언을 뒤집은 것은 그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영국 케임브리지대 일본·한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존 닐슨-라이트는 윤 대통령의 행동이 "권위주의적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우파의 강한 향수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보다는 "윤 대통령의 성격이 반영된 것 같다"고 가디언에 말했습니다.
일부 외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국빈 방미 당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장면을 이번 사태와 견주어 언급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해당 노래 영상을 함께 링크한 기사에서 당시는 "북한에 대한 강성 입장으로 잘 알려진 지도자의 부드러운 면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지도자와 카메라 앞에서 어깨를 맞대는 기회였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극적인 조치로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졌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향후 회담을 위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워싱턴과 백악관을 방문할 기회가 아마 또다시 주어질까? 현재로선 그럴 것 같지 않다"고 관측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윤 대통령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종종 더 따뜻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며 윤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열창으로 호응받은 사례 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한국 현대사 중 가장 심각한 헌법적 위기 중 하나가 촉발됐다며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불확실해졌다"고 짚었습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1년 전까지 검사 생활을 한 인물로 "그는 자신을 정치 엘리트의 부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웃사이더로 위치시켰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그의 정치적 경험 부족이 북한과 대치한 나라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윤 대통령은 당선 2년 만에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는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한 시도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하지만 한국 국회가 만장일치로 이를 거부한 뒤 윤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아 기자 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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