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건의한 국방장관·선포한 尹대통령 가까이서 작전 수행 계획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뉴스1 DB) 2024.12.3/뉴스1 |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계엄사령부가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 벙커에 설치됐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27분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즉각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육사 46기)을 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합참 청사 지하 벙커에 설치됐다.
이 지하 벙커는 지휘통제본부라고도 불리는데, 평시 북한의 도발 등 위기 상황을 관리하고 전시엔 전쟁을 지휘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이 지하 벙커가 북한의 전술핵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이유다.
계엄사령부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가까이에 있어 원활한 계엄 작전을 수행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과 국방부는 한 건물을 함께 쓰고 있고, 이 건물은 대통령실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모두 국방부 영내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시간 30여 분 만인 4일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계엄사령부는 조직도 제대로 꾸리지 못한 채 철수했다.
계엄사령부는 사령관을 중심으로 부사령관, 참모장, 그리고 여러 처와 실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부사령관으로는 정진팔 합참 차장(육군 중장·육사 48기)이, 보도처장으로는 박성훈 국방정신전력원 정책연구부장(준장 진·육사 50기)이 각각 임명됐다.
비상계엄이 우리 군의 작전과 밀접한 관련을 갖기 때문에 작전 라인에 있지 않은 육군총장이 사령관을 맡은 대신 합참 차장이 부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계엄사령관은 합참의장이 맡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등 계엄군을 지휘하는 데는 육군 출신이 적합하기 때문에 박 총장이 사령관으로 임명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해군 출신인 김명수 합참의장(대장·해사 43기)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참모장을 비롯해 기획조정실, 치안처, 작전처, 정보처, 법무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 비서실 등의 장은 임명조차 되지 않는 등 조직이 제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군 관계자는 박 총장 등 계엄사를 구성했던 이들이 현재는 "평시에 하던 업무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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