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3356명, 1년차 레지던트 3594명 채용…19일 합격자 발표
사직 전공의들 "복귀 유도 아닌 '협박'…병원들 "지원자 더 줄어"
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 모집을 하루 앞둔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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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정갈등이 10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수련병원에서 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를 모집한다. 정부에서는 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줄이지 않은 채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불거진 '미복귀 전공의 처단' 계엄사 포고령 문구에 상처받은 의료진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일선 수련병원들은 이날부터 인턴 3356명, 1년차 레지던트 3594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레지던트의 경우 오는 9일 오후 5시까지 서류 접수를 한 후 15일 필기시험, 17~18일 면접시험을 거쳐, 오는 1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인턴의 경우에는 공고는 함께내지만 의사 국가시험 이후인 내년 1월부터 채용 수순에 들어간다.
모집인원이 다소 늘어난 이유는 정부가 수도권 레지던트 모집 인원을 그대로 유지해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를위해 정부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 레지던트 정원을 기존 5.5대 4.5에서 내년 5대 5대로 줄이던 것을, 5.5대 5로 조정했다.
하지만 전날 사상초유의 비상계엄 사태가 선포된 후, 복귀를 망설이던 전공의들도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등 의료계의 반발이 커져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3일) 밤 10시23분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령 직후 계엄사령부가 발동한 포고령 1호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상 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대기중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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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은 이날 오전 4시30분 해제됐지만, '전공의 처단'이라는 문구가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병역문제, 수입감소 등으로 인해 복귀를 고심하고 있던 사직 전공의, 본과 4학년 의대생 등도 복귀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사직 후 로컬(수련병원이 아닌 개인의원)에 이력서를 50장 넣어봤지만, 근무시간이나 처우가 전공의 때보다 못한 곳이 많았다"며 "(이런 대우를 받을 바에는) 차라리 수련병원에 복귀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전날 계엄령을 보니 '의료현장을 이탈한 의료진'은 48시간 이내에 복귀하라는 조항을 보니,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면 휴가를 내고 해외에 있어도 주어진 시간 내 복귀하지 않아면 처단 대상이 되는건가"라며 "복귀 유도책을 내놓아도 모자랄판에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협박'을 일삼는데, 어떻게 믿고 복귀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의 외과 교수 B씨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라고 불리는 필수의료는 지원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돌아오지 않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어제 계엄령을 보고는 모두 다 '복귀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관계자 C씨는 "이미 개원가에 취직해 일을 하고 있는데 퇴직금까지 받고 정상적인 퇴사 절차를 밟은 (사직 전공의들에게) 병원에 복귀하라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일선 수련병원들과도 전혀 협의가 되지 않았고, 정부의 계엄령 선포로 되려 전공의 지원자 수가 줄었다"고 우려했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본과 4학년 D씨는 "동기들 대부분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취소할 때까지 버텨야한다'는 분위기다. 내년은 (인턴에 지원하지 않고) 쉬자고들 한다"며 "평소 친분이 있는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어가 근무하거나, 의료와 무관한 기업에 지원 준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복귀를 하겠다는 입장도 일부 존재한다. 지방소재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 F씨는 "정부에서 다른 발표가 없으면 내년 3월에 공보의나 군의관으로 입대해야 한다"며 "군병원, 공중보건소에 끌려가서 필수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니, 이러느니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마이너과에 지원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들도 있다. 복귀하는 전공의 대부분은 마이너과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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