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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외신 “尹, 중대한 실책… 한국 국민 분노” [비상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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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해제’ 집중 조명

WP “군사통치의 악몽 끄집어내”

블룸버그 “尹 도박… 韓 신뢰 추락”

SCMP “탄핵 위기… 정치적 자살”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과정, 그 후폭풍 등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을 ‘중대한 실책’으로 냉정하게 평가하고 윤 대통령의 사임 가능성, 국회 탄핵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한국의 정치 상황에 주목했다.

미국 CNN방송의 서울 특파원은 3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뒤 경찰과 시민 등이 대치 중인 국회 앞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생중계했다.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하려는 모습이 촬영된 한국 언론의 영상도 연이어 방송됐다.

세계일보

긴급 보도 4일 미국 CNN방송의 홈페이지(왼쪽 사진)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긴급 뉴스가 메인으로 배치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비상계엄 관련 소식을 1면 톱 뉴스로 다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CNN 홈페이지 캡처·오사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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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계엄)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으며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에 한국에서의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명령은 겨우 6시간 정도 지속됐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정치적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계엄 선포가 시장과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윤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주변의 권위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한국의 리더십과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가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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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계엄 선포의 배경을 전하며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정치적 영향력 논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의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훨씬 뛰어넘어 1960∼1970년대에 통치한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전술을 연상시킨다”며 “그(윤 대통령)가 스스로 사임하지 않으면 국회는 아마도 그를 탄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일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배치됐던 경찰버스가 철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긴급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4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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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매체들도 관련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된 보도 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만 건을 기록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기사를 통해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면서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년 만인데 며칠 뒤에 그 악명 높은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짚었다.

환구시보는 한국 특전사 부대가 등장하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장면을 인용,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인 특전사 병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관변논객인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회, 지방의회 정당 활동, 정치 결사 집회, 시위, 언론, 출판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비상계엄령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의 도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계엄령 실수로 한국의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했다: 정치적 자살’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정치 상황 전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언론은 한일 관계 타격을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윤석열 정권 들어 개선돼온 한일 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정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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