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라면 등 매출 최대 75%↑
고물가에 시름 앓던 외식업체
"국정 혼란에 소비 더 꺾일라"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f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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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마무리된 비상계엄 사태동안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비상 식량 등을 비축하려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외식업계는 서민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치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 악화를 우려했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오후 10시 40분 이후로 즉석밥과 통조림, 생수, 라면 등 비상 사태를 대피한 가공식품의 매출이 깜짝 증가했다. 주요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전날 혹은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최대 75%까지 뛰어오른 품목도 있었다. 비상계엄령 선포에 놀란 시민들이 편의점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필수품을 사간 것으로 풀이된다.
A편의점은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통조림 제품의 매출이 직전일인 지난 2일 대비 75.9% 올랐다. 햇반(38.2%), 생수(37.4%), 라면(28.1%), 건전지(25.7%) 등의 매출도 두자릿수 이상 신장했으며, 식재료(23.8%), 시리얼(14.1%), 빵(12.5%) 등도 전날에 비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판매가 늘었다.
B편의점도 주택가 입지로 분류되는 4000여개 점포의 지난 3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용기면 7.7%, 봉지면 16.4%, 즉석밥 14.8%, 통조림 15.5% 등 저장이 가능한 가공식품의 판매량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필수품인 생수는 23.1%, 긴급 사태를 대비한 안전상비약품도 12.1%나 판매량이 올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자정을 기점으로 하루 매출을 집계하는 특성 상 비상계엄 선포 이후 1시간 10여분 남짓이 포함된 수치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이 많이 뛰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계엄령 사태 직후인 4일 예정됐던 미디어 대상 지방 공장 투어 행사를 부랴부랴 취소했다.
식품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했다.
조기 계엄령 해제에 따라 환율 급등, 원자재 수입 차질 등의 리스크는 최소화됐지만 국정 혼란과 국민적 불안감 등으로 외식 등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최근 많은 외식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내일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밖에서 술 한잔 하고 외식하려던 사람들이 이를 꺼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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