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뒤 155분 동안 국회는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습니다. 국회를 뛰어다니며 모든 과정을 취재했던 최규진 기자가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최 기자, 어제(3일) 국회 계엄군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부터 들어와 있던 거죠?
[기자]
어젯밤 10시 30분 계엄령이 선포된 뒤 국회가 곧 폐쇄될 가능성이 커진 시점이었는데요.
도착했을 땐 이미 경찰관들이 모든 출입구를 통제하는 가운데, 신분 확인을 거쳐 정문만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국회 내부로 진입하려는 국회 직원들과 계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몰린 상황이었는데요.
시민들은 독재 타도, 계엄 철폐의 구호를 외치면서 가로막고 있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는데요.
긴박했던 상황 직접 보시겠습니다.
[나오라고! 나오라고! 독재 타도! 계엄철폐! 독재 타도! 계엄철폐!]
인파가 계속 몰리면서 경찰도 사실상 정문 양쪽 출입구를 모두 막고 전면 통제에 나섰습니다.
때문에 뒤늦게 도착한 직원들이나 의원들도 담을 넘고, 발로 받쳐 넘겨주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계엄군들은 헬기를 타고 국회 내부로 들어왔죠. 이 헬기는 어디로 착륙했습니까?
[기자]
국회 상공에 헬기가 나타난 시간은 어젯밤 11시 30분쯤, 국회 본청 뒤 운동장에 착륙했습니다.
한 번에 3대씩 착륙해 군인들이 내리고 곧바로 이륙하면서 총 24대의 헬기가 왔다갔습니다.
군인들은 기관총을 소지하고 야간투시경에 방탄조끼까지 입은 완전 군장 차림이었는데요.
생수병 같은 보급물자도 챙겨온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엔 곧바로 국회에 진입하지는 않고 국회 1층 후문 안내실과 2층 로비 정문 쪽을 막는 것부터 시작했는데요.
군인을 본 보좌진과 직원들이 놀라서 소리치면서, 사무집기와 가구들로 바리게이트를 쌓으며 방어하기도 했습니다.
[일으켜 세워! 다쳐! 군인들 다쳐! 일으켜 세워! 들어 올려! 하지마 하지마!]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총 두 차례에 걸쳐 280여명의 계엄군이 경내에 진입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앵커]
계엄군이 실제로 국회 본청에 진입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거죠?
[기자]
계엄군은 국회 본청 2층에 있는 바깥쪽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실의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고 알려졌지만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을 거친 걸로 확인됐는데요.
본청 안에 들어온 계엄군이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는 걸 막기 위해 직원들이 소화기를 터뜨려 진입을 저지하면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당시 계엄령 해제를 위한 본회의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경호과 직원들도 문을 걸어 잠그고 보좌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국회 본회의에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뒤 계엄군이 철수했는데, 밤사이 긴장되는 상황이 계속됐다고요?
[기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국회 앞 시민들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
계엄군은 오전 1시 11분 철수를 시작해 2시 3분 국회 경내에서 전원 철수했는데요.
하지만 계엄이 또다시 발동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본회의를 산회하지 않고 국회의원들과 직원들이 비상대기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국회 앞을 지켰던 시민들은 결의안 가결 이후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최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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