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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상민 “내란죄 표현 신중해달라…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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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사태에 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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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내란의 동조자’, ‘내란의 피혐의자’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해 달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비상계엄을 엄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엄령 선포를) 내란죄로 이미 규정하고 현안질의를 한다면 참석할 의미가 없다”며 질의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11시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내란죄의) 공동정범”이라고 비판하며 반쪽으로 현안 질의를 이어갔다.

● 이상민 “법적 판단할 시간적 여유 없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이 장관에게 비상계엄이 정당했다고 보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이 장관은 비상계엄이 내란죄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행사한 것이고,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답했다. 비상계엄이 국민들에게 총을 겨눈 행위라는 지적에는 “국민에게 총을 겨눈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솔직하게 말해 국회를 제대로 봉쇄했으면 이런(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가능하지 않지 않았겠는가”라며 “국회 권한을 막고자 마음 먹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국회를 제대로 봉쇄하려고 했으면 못했겠는가’라는 식의 발언이 말이 되느냐”라며 “(국회 봉쇄 시도가) 국회와 국민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계엄령 관련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전 3일 오후 10시 경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률적인 판단을 하고 자시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 건의로 대통령께서 결심한 사항이기에 국방부 장관이 요건을 검토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7, 8급 (공무원)도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먼저 법령부터 검토한다. 각료회의에 참여한 장관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며 “이 정부가 망한 이유가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대를 표명한 장관은 몇 명이었느냐”는 질의에 “‘반대’ 라는 표현을 쓴 분(장관)은 두어 명 정도”라고 답했다. 본인은 어떤 의견을 표했느냐는 질의에 초반에는 답을 피하다 뒤늦게 “저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국무회의에는 이 장관을 포함해 11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이 장관의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이 장관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도중 웃음을 짓는가 하면 계엄령 선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통령을 어떻게 막느냐. 직위를 던지면 막아지느냐”라고 답했다가 “장난스럽게 답변하지 말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행안위 야당 의원들은 이날 이 장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등 7인을 ‘내란범죄 혐의자’로 규정하고 신속체포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 복지장관 “계엄은 위헌” 발언했다 번복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반대했고 미복귀 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처단한다는 포고령 내용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역시 책임을 회피한 것.

조 장관은 “계엄령이 위법·위헌이라는 데에 동의하느냐”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질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가 이후 “제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3일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명시됐던 ‘미복귀 전공의 처단’ 내용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표현이 매우 거칠고 과격했고 (포고령) 6개 항목 중 유일하게 특정 직역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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