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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석학들도 “윤 대통령 하야해야” “국민은 이미 그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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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과 진보당, 여러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불법 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 비상 행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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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를 연구해 온 해외 석학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지역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해 온 라몬 파체코 파르도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관계학 교수는 5일(현지시간) 시민들과 국회의 퇴진 압박이 “윤 대통령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르도 교수는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 칼럼에서 “한국 국민들은 민주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감히 계엄령을 선포할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며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을 앗아간 대통령에게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더라도 국정 동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면서 “다수의 한국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더는 자신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를 버렸다”고 했다.

라미 김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교수는 미 군사전문지 ‘스타스앤드스트라이프스’에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가진 최대 강점은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이었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가 그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는 여전히 중요할 수 있겠지만, 윤 대통령 임기가 계속된다면 그간 사용해 온 (민주주의와 관련한) 수사가 모두 쓸모없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이미 다수 서방 지도자들이 한국 정부와의 일정을 취소한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외교적 역량은 거의 다 소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분명히 절반의 쿠데타처럼 보였다”며 “2021년 1월6일 미국 의회 폭동의 한국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논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이 해제된 후 ‘야당의 폭거에 대한 경고용 조치’라고 정당성을 부여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아내와 여당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가 과격했다는 이유로 헌정을 중단시킨 것은 심각한 과잉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켈리 교수는 전날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에 보낸 기고문에서도 “윤 대통령은 이제 하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군부 독재를 끝내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나라에서, 계엄군을 다시 거리로 내보내겠다고 생각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켈리 교수는 “윤 대통령은 비교적 사소한 문제에 계엄을 발동했고, 이는 기괴한 희극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최근 거세진 야당의 압박에 지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계엄은 터무니없이 불균형한 대응이었고, 이 때문에 그가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가 불러올 외교적 파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위협적이고 무능한 존재”라고 꼬집었다.

켈리 교수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하며 이를 논평했다. 당시 화상 인터뷰 도중 자녀들이 서재에 들어오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등 북미 대학의 한국학연구소 책임 교수들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했다. 니컬러스 하크니스 하버드대 교수 등 북미 13개 대학의 한국학연구소장은 영문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절차적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강력히 규탄하며 권리 수호를 위해 나선 한국 시민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밝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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