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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을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 관련 "저는 어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탄핵이 통과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2024.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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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에 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당 중진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면서 국민의힘이 둘로 갈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비박(비박근혜)계 비주류 의원이 탈당하는 '분당 사태'와 대선 패배를 겪었다. 자칫 이 같은 사태가 또 다시 재연될지 여권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한동훈 대표는 6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윤 대통령이 정치인들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다"며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인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는데 하루 만에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정치권에선 풀이했다.
한 대표의 깜짝 입장 발표는 원내대표단과 협의 없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국민의힘 원내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공개적으로 탄핵안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을 중심으로 탄핵안 찬성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중진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탄핵을 막겠다'는 당론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이날 11시 추경호 원내대표가 주재한 중진 회동 후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 탄핵 시사에 동의하는 중진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도 당론 변경에 반대 입장을 냈다.
한동훈 대표와 일부 친한계 의원의 탄핵안 찬성 입장이 나오는 가운데 7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 시점과 표결 결과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친한계의 찬성표로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통과 직후 벌어진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 있어서다.
총선 참패와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제기, 탄핵안 표결이라는 올해 정치적 상황 역시 2016년과 비슷하다.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6년 4월 치른 20대 총선에서 의석수 122석으로 참패를 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초 국민의당과 분당 사태를 겪은 탓에 낙관적인 총선 결과를 기대했으나 친박계(친박근혜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배제되고 김무성 당시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한 일명 '옥쇄파동'이 일어나는 등 공천 갈등이 불거진 결과다.
총선 참패와 20대 국회 개원 이후는 일명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사태'가 이어졌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과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매주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그해 12월 9일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 재석, 234명 찬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됐다. 헌정사상 두번째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 통과 후 새누리당은 둘로 쪼개졌다. 당내 비주류는 쇄신을 요구하며 친박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탄핵안 통과 18일만인 12월27일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을 포함한 비박(비박근혜)계 비주류 의원 29명이 동반 탈당하고 '개혁보수신당'을 출범을 선언했다.
개혁보수신당은 이듬해 창당 작업을 거쳐 '바른정당'으로 출범했다. 개혁보수신당 창당 선언 이틀 뒤 새누리당은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해 비대위 체제에 들어갔다. 이후 바른정당은 2017년 19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두차례 탈당 사태를 겪다 2018년 국민의당과 신설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면서 해산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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