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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사업 의지 꺾였나”… 커지는 의구심에 美 보조금 계획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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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팻 겔싱어 전 인텔 CEO가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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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추진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계획에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재건을 주도했던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며 사업부 분리 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 지급에 회의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시작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보조금을 지급 받기로 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텔 이사회가 미국을 첨단 칩 제조 분야의 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려는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며 “인텔의 방향성이 의심스러우면 외부에서의 지원이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팻 겔싱어 전 CEO는 위기에 빠진 인텔에 복귀한 이후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파운드리 사업 재건이다. 겔싱어 전 인텔 CEO는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이 되겠다”면서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고, TSMC와 삼성전자를 수 년 내에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텔 파운드리는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고, 투자 지연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보조금도 기존 85억달러에서 6억3500만달러(약 8872억원)가 축소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 가운데 겔싱어 전 CEO가 사임하면서, 미국의 지원 계획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 분할에 반대하면서 이사회에 갈등을 빚은 겔싱어가 인텔을 떠나며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할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사업 추진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사회는 사업 분할에 찬성했으나 겔싱어 CEO는 반대한 점이 해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며 “이사회가 원하던 대로 회사가 분할 매각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했다. FT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업의 선두에 서는 데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협의한 뒤, 시설 투자를 감행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핵심인 인텔 파운드리에 대한 지원 계획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임기 시작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줄곧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면서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유회준 카이스트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임기 시작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다수당이 된 공화당의 성향 자체가 정부의 직접 지원보다는 기업의 자생을 강조하는 기조이기 때문에 자국 기업인 인텔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계획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인텔 파운드리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지원액 대비 수지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팽배하면 얼마든지 지원금을 축소할 수 있다. 이 경우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금도 손질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인텔은 에릭 모리스 전 ASML CEO와 스티브 상히 마이크로칩 CEO의 이사회 합류를 발표했다. 두 사람 모두 과거 인텔에서 일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FT는 “두 명의 반도체 업계 베테랑을 이사회로 영입한 인텔은 상황을 다시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사업을 다시 이끌어갈 능력과 의지를 갖춘 CEO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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