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으로 대단히 부끄럽고 창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빨간불이 켜져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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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서울고검장을 지냈던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정국에 이른 현 상황에 대해 “검사 출신으로 대단히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7일 토로했다.
김 전 고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사의 DNA는 정치와 거리가 멀다”며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만 존재 가치가 있는 검사들의 퇴임 직후 정치 참여는 향후 금지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이어 “자의든 타의든 정치에 물들어있는 현재 검찰의 상황에 비춰보면, 적어도 10년 이상 구성원 그 누구도 여의도 정치에 발들이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며 “과거 3년에서 5년이 이상적이라 생각했으나 정치로부터 오염된 조직이 바뀌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했다.
김 전 고검장은 글에서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글에서 “계엄 조치는 비례원칙에 위반한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적었다. 때문에 ‘검사의 퇴임 직후 정치 참여 금지’는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소추 대상이 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후 정치권에 입문해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지난 대선에 나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아울러 여당 대표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여야 정치권에 검사 출신 정치인 다수가 활동 중이다.
김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해 “아무리 이익형량을 해봐도 국회의 권한남용에 대한 대응이라고 절대 인정하기 어렵다”며 “법은 국민들의 평균 상식에 일반적으로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 위헌적 권한남용은 그대로 또 법과 절차에 따른 심판, 국민들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위법한 행위는 사과로 사라지지 않는다. 더딜지는 모르나 법은 그렇게 작동할 것”이라고 적었다.
김 전 고검장은 또 “검찰과 참여 수사기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적법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속하고 결기있게’ 법적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에 착수한 수사기관들을 향한 촉구로 풀이된다.
이어 “수사기관간 소통도 긴밀해야 한다”며 “탄핵 일정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한다.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법연수원 25기인 김 전 고검장은 서울고검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2022년 9월 약 26년 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검찰을 떠났다.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대변인,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을 지내고 2018년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기용되면서 검사장이 됐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오른 4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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