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7일) 여의도 국회 앞엔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였습니다. 이른바 MZ 세대가 분노하고 거리로 뛰쳐나온 이유, K팝과 한류 열풍,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어렵게 올려놓은 문화강국, 선진국의 위상을 비상계엄이 모두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외신도 '두 얼굴'의 한국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이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그동안 한국 문화는 전세계인의 환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Parasite(기생충)!]
영화 '기생충'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었고, 우리 놀이문화를 소재로 자본주의와 불평등이란 질문을 던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6관왕을 기록했습니다.
[BTS!]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방탄소년단의 잔치였고, 소설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경지를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수상 소감이 있어야 할 자리는 계엄이란 두 글자로 얼룩졌습니다.
[한강/소설가 :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는데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외신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K팝의 긍정적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던 전 세계 관중들은 그동안 몰랐던 한국의 다른 면을 목격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잘 알지 못하던 나라를 문화적 거물로 키웠는데 유토피아의 반대를 의미하는,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끼어들었다"고 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담벼락을 오르는 국회의원들,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군용 헬기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이 일궈낸 눈부신 경제와 문화적 성장에도, 한국엔 사회 곳곳엔 권위주의 문화가 남아있다"며 "이번 일로 군사 독재를 경험하지 않은 국내외 젊은 세대가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실제 대학가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종희/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한류로) 자부심으로 느꼈던 세대잖아요. 그런 세대에게 대통령이 45년 전 포고령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런 부분이 젊은이들에게는 본인들이 살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처럼 느껴졌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서울대에선 2700여 명이 참여한 학생 총회가 윤 대통령 퇴진을 결의했고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도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에 참여했습니다.
[박종희/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대학가 가보면 80년대 봤던 일부 학생운동 조직의 대자보가 아니라 개인이나 집단 이름의 대자보가 막 붙기 시작했어요… 이번과 같이 학생들이 굉장히 결연하게 이 사태를 대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화면제공 엑스 '미디어몽구']
[영상편집 임인수 / 영상자막 김형건]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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