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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외신 “탄핵 무산, 여당이 선택한 최악의 결과···혼란 길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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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탄핵 무산 과정 실시간 주요 뉴스로 보도

“윤 대통령은 탄핵 모면…한국은 불확실성 깊어져”

케이팝에 응원봉 흔들며 “탄핵!”…탄핵 시위 조명

경향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 AP·로이터통신, BBC, 뉴욕타임스(NYT )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무산된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각 외신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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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무산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한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은 당장 탄핵을 모면했지만, 한국을 뒤덮은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은 ‘한국 대통령, 짧게 끝난 계엄에 따른 탄핵 시도를 피했다’(AP통신), ‘괴로운 윤석열은 탄핵 표결 후에도 비틀거리며 나아간다 ’(로이터통신), ‘컴백: 여당의 깜짝 보이콧이 한국 대통령을 탄핵에서 구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된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로이터·뉴욕타임스(NYT)·BBC 등은 이날 내내 ‘라이브 업데이트’ 형식으로 표결 전후 국회 안팎의 실시간 상황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외신, 정치적 혼란 지속 전망…“가장 부적절한 시점에 초래된 불안정성”


외신들은 탄핵이 무산됐어도 윤 대통령이 불러온 정치적 혼란은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NYT는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에 국민의힘과 협상을 이뤄냈지만, 이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할 수밖에 없는 행보”라며 “탄핵이 무산되면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에 정치적 불확실성과 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정말 임기 단축을 받아들일 것인지, 야당의 주장처럼 폭풍이 지나갈 시간을 벌면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명패를 책상에 뒀으나,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사임이나 탄핵 표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짚었다. AFP통신은 “(탄핵안 무산은) 더 장기화한 정치적 위기를 의미한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죽은 대통령을 갖게 될 것”이라는 블라디미르 티코노프(박노자)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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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히는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도된 기고에서 “한국이 정치적 위기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민주주의의 회복력이 불확실하다”고 썼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의 행동(비상계엄 선포)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장 부적절한 시점에 한국에 장기적인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집권 기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맡은 역할의 주제로 민주적 가치와 자유를 내세운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행위로 기억될 것이란 점은 아이러니”라고 했다.

“국가보다 당 택한 국민의힘, 상처뿐인 승리될 것”


3명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표결에 불참한 여당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곳곳에 담겼다. WP는 많은 한국 시민에게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도 국민의힘은 충성을 다해 대통령 지키기를 택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한국인은 탄핵을 지지한다고 나타났는데도, 국민의힘은 진보 진영에 대통령직을 빼앗길까 봐 탄핵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짚었다.

WSJ는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 연구원인 칼 프리드호프의 발언을 인용해 “(탄핵 무산은) 국가보다 당을 우선시한 국민의힘이 선택한 최악의 결과”라고 전했다. 그는 탄핵 무산을 고대 그리스 일화 ‘피로스의 승리’(너무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승리)에 빗대어 윤 대통령과 집권 보수 세력이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는 승리를 얻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 고립이 심화하는 등 윤 대통령은 잃을 게 더 많을 것이란 뜻이다. NYT는 탄핵안 무산에 따라 윤 대통령을 향한 시민의 분노가 국민의힘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스타 검사’에서 ‘인기 없는 대통령’ 되기까지…집회 현장도 주목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안 무산까지 배경을 분석하는 외신 보도도 이어졌다. NYT는 “윤 대통령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부패 및 권력 남용 혐의로 감옥에 가두는 데 기여한 스타 검사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면서도 “배우자 김건희 관련 법안, 정책 및 스캔들을 놓고 야당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분열을 일으키고 매우 인기 없는 대통령임을 드러내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윤 대통령) 특유의 허세가 이번엔 정치적 자살 행위로 이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르몽드는 윤 대통령의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실체 없는 어조로 전달된 사과”라며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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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국회 앞에서부터 여의도 공원까지 들어찬 시민들의 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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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이날 국회 앞을 메운 집회 인파와 시위 문화를 조명하기도 했다. AFP는 ‘한국 탄핵 시위에서의 케이팝, 캐럴, 단두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울려 퍼지는 케이팝에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며 형형색색 형광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직접 만든 단두대 모형을 들고 시위에 나온 시민을 비롯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연합’ ‘강아지 발 냄새 연구회’ 등 시위에 등장한 기발한 단체 이름도 상세하게 보도했다. NYT는 ‘한국 권력의 중심 거리를 시위대가 채운 방법’이란 기사에서 시위 모습을 사진으로 분석해 전했다.




☞ 중국 매체 “반중친일” 탄핵사유 주목…한·미·일 협력 향배 촉각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81519011



☞ 일본 언론, 탄핵 무산 여파 주목···“국민 반발 거세질 가능성”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81457001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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