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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유통·식품·호텔 업계로 번지고 있다.
통상 연말은 유통업계의 대목으로 꼽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내수 경제 어려움으로 인해 유통업계의 전반적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정국이 더해져 소비 심리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의 악영향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탄핵 정국 당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탄핵 이슈가 이어진 2016년 말~2017년 3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줄곧 기준선 100 이하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점 100보다 높으면 낙관론이, 낮으면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본다. 당시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세로 돌아선 기점은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이후였으며, 정상화가 되기까지 세 달이 걸렸다.
2016년 당시 연말 정기세일을 열었음에도 롯데백화점은 전년 행사 대비 매출이 0.7% 감소했고 현대백화점은 1.2% 줄어들었다. 통상 유통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 등의 연말 쇼핑 시즌이 있는 4분기 매출 규모가 가장 커 대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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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요 백화점들은 정상영업을 유지하되, 정치적 혼란이 소비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집회·시위가 매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안전 관리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가능성에 대비해 주차 관리와 보안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경찰과 협조 체제를 강화하며 CCTV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주변 상황을 점검 중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현재까지는 영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대비책을 검토 중이다.
e커머스와 물류업계 역시 정국 불안이 소비자 심리 위축과 배송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집회로 인한 교통 혼잡과 택배 기사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도 주요 도시에서 집회·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집회 지역 인근 점포에서는 생수, 방한용품, 즉석 조리식품 등 필수 물품의 안정적 수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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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환율 수준을 1450원대로 보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국정 혼란에 따라 원화 환율이 더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밀가루·대두·옥수수·팜유·치즈·원두 등 대부분의 곡물 및 식품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곧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국정 혼란으로 인해 식품업계는 비용 절감을 넘어 생존을 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원자재 수급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고 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불안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도 국내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호텔·면세업계는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전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필수 경제활동을 제외한 여행 자제를 촉구하는 '황색' 단계로 격상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은 한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서울의 한 호텔은 연말 예정됐던 정부와 기업 관련 행사가 취소됐다. 외국인들의 숙박 취소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서 집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것을 우려해 '가지 말아야 할 호텔' 리스트도 커뮤니티에 돌고 있다"며 "연말 특수를 누리기는 커녕 내년 관광객 유치에 대한 사업 계획을 어떻게 짜야할지도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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