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외신, 탄핵표결 무산에 “피로스의 승리...최악의 결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NYT “탄핵 실패로 정치적 격변·불확실성 길어져”
WSJ “국힘 투표불참, 국가보다 정당 우선”
중국 언론 탄핵소추안 ‘반중친일’ 외교 노선 비판 주목


이투데이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주요 외신이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담화부터 탄핵표결로 이어진 혼란상을 계속해서 긴급타전했다. 특히 외신들은 탄핵 표결 불성립 결과에 윤 대통령이 당장 직무 정지는 피했지만,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향후 여야 대치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투표에 불참한 여당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각국 관계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한국 야당이 윤 대통령 탄핵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탄핵은 피했지만 중요한 정부 업무를 수행하거나 국가를 대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표결 실패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 윤 대통령 퇴진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칼 프리드호프 한국 문제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탄핵 불성립은 윤 대통령은 물론 한국 집권 여당에 국제적으로 ‘피로스의 승리(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며 “국가보다 정당을 우선한 결정은 최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눈앞의 탄핵은 피했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 시민의 분노 확산 등 앞으로 잃을 게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외 안보 상황이 불안정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국내 불안을 더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장 부적절한 시점에 윤 대통령의 행동(비상계엄 선포)이 한국에 장기적인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신은 국민의힘 투표 불참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드러냈다. AP통신은 “계엄령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했던 의회 시도가 좌초됐다”며 “보수 여당 의원 대부분이 표결에 불참한 탓”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표에 참여한 여당 소속 의원은 3명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WP는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하면서 그를 보호했다”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도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피니언 기사에서 윤 대통령을 ‘독재자 모방범’으로 묘사하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죽을지, 더 강해질지의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외신은 김건희 여사 문제와 정책 등으로 윤 대통령과 야당이 부딪혀온 과정 등 탄핵정국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한 분석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언론은 야 6당의 탄핵소추안 세부 내용에 주목했다. 특히 “윤 정부가 ‘북·중·러 적대시, 일본 중심의 외교정책 고집’으로 ‘동북아 고립과 전쟁 위기’를 촉발했다”고 쓴 부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 자매지 ‘참고소식’은 해당 내용을 자세히 전하며 “한국의 대(對)일본 정책은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이 확실하게 구분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중국에 적대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소개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탄핵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새 정권이 중국에 회유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