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8 (토)

값싼 재료로 열전소재 대량생산 기술 개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국내 연구팀이 값싼 재료로 '열전소재'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열전소재는 열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열전발전에 쓰이는 소재로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꼽힌다. 연구팀은 실증 과정을 거쳐 2030년께 소재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8일 이정오 책임연구원, 조동휘·이예리 선임연구원과 전석우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비싸고 독성이 있는 기존 상용 열전소재 대신 구리(Cu) 기판에 매우 저렴한 황(S)을 용액 형태로 처리한 구리황화물(CuS) 나노구조 박막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포맷'에 11월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많은 양의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을 폐열이라 부른다. 발전소나 선박, 차량 등 산업기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65%가량이 폐열로 손실된다.

열전소재는 열전발전의 핵심 기술이다. '비스무트 텔루라이드' 등 합금을 재료로 쓴다. 그러나 재료가 비싸 대량생산에 걸림돌이었다. 독성으로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고 저렴한 CuS에 주목했다. 아주 얇은 두께의 결정성 구리 호일을 황 용액에 담근 후 CuS를 결정화했다. 온도와 시간, 반응 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CuS의 성장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에서 세밀하게 조정했다.

연구팀은 "이 제조 방식은 기존의 화학적 합성법으로 CuS 나노 입자를 만드는 방법보다 더 간단하고 대면적 생산도 빠르게 할 수 있다"며 "만들어진 CuS 표면은 작은 구멍이 뚫린 미세 기둥들이 자라난 상태로 마치 빼곡한 오리털처럼 열 이동을 잘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오리털 같은 미세 기둥들 때문에 열이 일부 구역에만 맴돌게 되고 열전 효율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개발한 열전소재는 40도 정도의 온도 차만 있어도 전기를 생산한다. 연구팀은 "저전력 센서에 활용 가능한 밀리와트 수준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발한 열전소재는 잘라내 붙일 수도 있다. 또 기판에 반도체를 옮겨 심듯이 유연 기판 등 다양한 기판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장갑에 적용해 무선 온도 탐지 기능을 추가한 스마트 장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