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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물가와 GDP

세계식량가격 오르는데 탄핵정국까지…'밥상 물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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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계 식량 가격이 오른 가운데 원화 값이 떨어지자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게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식품·외식 업계는 환율 추이를 지켜보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별도로 관리하겠단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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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밥상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외식 기업들도 환율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7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지난해 4월(128.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식량 가격이 오른 건 팜유·카놀라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5개 품목 중 하나인 식물성 기름 가격 지수는 지난 10월(152.7) 대비 11.4p(7.5%) 오른 164.1을 기록해 지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FAO는 “동남아 지역에 내린 큰 비로 인해 팜유 생산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며 국제 팜유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했다”라며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유 등 다른 기름도 생산 감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격이 올랐다”라고 분석했다. FAO는 매달 24개 식품의 국제 가격을 조사해 지난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기준(100)으로 지수를 산정해 발표한다.



낮아진 원화 값에 수입 가격 상승 우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값이 급락하자 먹거리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 값은 1442원대까지 급락했다. 이튿날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자 원화 값은 1410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자 원화 값은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6일 1419.2원에 마감했다. 원화 값이 하락하면 달러로 값을 치르는 수입 식품 가격은 비싸지는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식품 수입 규모는 381억1000만 달러(약 49조25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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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달러 당 1442원까지 떨어졌던 원화 값은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6일 1419.2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달러 등 환율 시세가 표시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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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밀가루 등 국내 자급률이 낮은 품목은 타격이 더 클 거란 분석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행하는 양정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 양곡 연도(2021년 11월~2022년 10월)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2.3%로 1년 동안 소비하는 곡물의 4분의3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0.7%)·옥수수(0.8%)·콩(7.7%)은 자급률이 매우 낮아 소비량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한국의 지난 3개년(2021~2023년) 평균 곡물 부문 자급률은 19.5%로 세계 평균치(100.7%)에 크게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며 원화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태”라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일 수록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먹거리 가격 다시 오를까”



일부 식품·외식 업체는 최근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 6월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과자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오리온과 해태제과도 이달 1일부터 일부 초콜릿 과자의 가격을 올렸다. 굽네치킨은 지난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1900원 올렸고, 제너시스 BBQ는 지난 6월 2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6.3% 올렸다. 이외에도 맥도날드·롯데리아·맘스터치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서울 강서구 주민 김모(58)씨는“올해 들어 채솟값부터 외식비까지 전반적인 음식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를까 봐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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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이 이어지자 소비자는 먹거리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식품·외식 업계는 환율 추이를 지켜보며 비용 절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거리에 늘어선 음식점 메뉴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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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 업계는 환율을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 제과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비축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치킨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우려하고 있다”라며 “가격 인상보단 다른 비용 절감 대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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