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정권과 대립하지만 반군 HTS도 '테러단체' 규정
시리아 다마스쿠스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동부에 있는 미군 기지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레인 마나마를 방문 중인 대니얼 샤피로 미국 국방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ISIS의 지속적인 패배를 보장하기 위해 시리아 동부에 주둔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ISIS는 미국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공식적으로 부르는 명칭이다. 2014년 6월 ISIS가 정부를 참칭해 IS라고 명칭 변경을 선언했으나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전 명칭인 ISIS를 쓴다.
샤피로 차관보는 "우리 군과 파트너를 지키고, 시리아 동부에서 ISIS가 다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리아의 혼란스럽고 역동적인 상황 때문에 ISIS가 활동하고 외부 작전을 계획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파트너들과 협력해 그들의 역량을 계속 약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ISIS 전투원들을 확실히 구금하고 이주민들의 귀환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IS 잔존세력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동부 알탄프 등 기지에 병력 약 90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번 시리아 반군의 승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애매하다.
알아사드 정권은 미국의 '적'이지만 이를 몰아낸 반군을 주도하는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역시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무장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샤피로 차관보가 시리아에서 사실상 소멸한 IS를 주둔의 명분으로 삼는 원칙론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HTS는 2011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단체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2016년 알카에다와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이름을 지금의 HTS로 바꾸면서 변신을 꾀했다. 여성이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지 않고,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지도부 역시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며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렸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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