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으로 국제사회서 존재감 과시
현지 러시아 공군·해군 기지에 불똥 튈 가능성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몰락하고 14년간의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끝난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면상을 호되게 얻어맞은 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정부기관인 미국 국제방송처(USAGM) 산하 자유유럽방송은 중동 전문가 필립 스미스의 발언을 인용해 이렇게 분석했다.
푸틴은 25년 전 정권을 잡았을 때 소련 시대와 같은 글로벌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러시아가 되찾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러시아는 2015년 바샤르 알아사드 측 편을 들어 시리아 내전에 군사개입을 하면서 이것이 러시아가 국제무대에 강대국으로 복귀한 증거라고 대대적으로 자랑했다.
러시아는 이런 이미지를 활용해 중동 전역과 그 너머에 걸쳐 서방에 맞서는 존재로서 영향력을 키워 왔다.
그러나 중동에서 러시아의 핵심 우방이었던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가 붕괴하면서 강대국이 되고픈 러시아의 야망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졌다.
손 흔드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
스미스는 "시리아에서 푸틴이 군사적 모험을 한 것은 러시아가 강대국이며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시리아를 잃어버리는 것은 푸틴에게는 '면상을 호되게 얻어맞는 격'"이라고 말했다
알아사드의 몰락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체면 손상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타격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에 흐메니님 공군기지와 지중해로 통하는 타르투스 해군기지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지중해 동부지역과 중동 전체에 걸쳐 영향력을 투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2015년 당시 알아사드 정권도 러시아의 공군 지원을 받아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침공을 시작한 후로는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 여력이 급감했다.
알아사드 정권 몰락 이후 러시아가 시리아 내 군사기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아사드가 종적을 감춘 가운데 시리아 정부기관들을 통솔하고 있는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러시아 기지 문제는 앞으로 들어설 신정부가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반군에 함락되기 전날인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시리아 내 러시아군 기지 유지 전망에 대해 "전망이 어떠냐고? 추측은 할 수 없다. 우리의 일은 추측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러시아의 전쟁 전문 블로거들은 시리아 반군의 진격으로 시리아 내 러시아 기지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상원 부의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알아사드 정권 붕괴 소식이 전해진 8일 "시리아인들은 전면 내전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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