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법조계 "헌법위반" vs "문제없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수습 방안과 관련한 대국민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사실상 정지하고 당·정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이 위헌인지를 두고 법조계에선 갑론을박이 오간다. '위임할 수도, 위임받을 수도 없는 권력을 넘긴다는 것은 헌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입장과 '대통령 권한은 일부 위임할 수 있되 그 범위와 기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한 대표와 한 총리는 이날 공동 대국민담화를 통해 주 1회 이상 정례회동을 정례화하는 등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그 누구도 부여한 바 없는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여당이 공동행사하겠다고 한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상황을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로 규정한다. 이 때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거나 유고되지 않는 한 권한대행이 불가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통화에서 "한 대표는 민간인으로, 국가공권력을 민간인에게 위임하는 것은 특별히 법적인 근거가 있지 않는 한 불가하다"며 "총리 또한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대통령의 하위기관이다. 개별사안에 대해 (권한을) 위임할 수 있어도, 권한 전체를 떠맡을 순 없다"고 말했다.

남민준 법무법인 소원 변호사는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면서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유일한 예외가 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는 경우인데 총리 권한대행은 헌법에 예정되어 있지만 총리가 아닌 여당 당 대표와 총리의 권한 대행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번 공동 국정운영 방식이 책임총리제를 시사한 것이란 주장에 한 교수는 "우리 헌법은 책임총리제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며 "옛날부터 책임총리제를 운영하는 헌법적 관행이 만들어졌거나, 국회 등 주요 헌법기관들이 (책임총리제를) 합의해 국민한테 선포했으면 가능할지 몰라도 지금처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도 "책임총리제는 우리 헌법상으로 대통령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이고, 총리는 여전히 보좌기관에 불과하다"며 "법적으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권한은 계속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틀려면 언제든지 틀어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대통령 선언에 의해 권한대행 체제 비슷한 상황으로 가겠다는 것인데, 법적으론 있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진짜 그렇게 명목적, 형식적 권한만 행사할 것이라면 그 직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의 권한이 위임된 다수 선례가 있는 만큼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위임하는 구체적인 대통령 권한범위와 위임기간을 정리해가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과거 DJP연합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장관임명권 일부를 요구했고, 김 대통령이 이를 위임한 선례가 있다"며 "또 노태우 정권 시절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통령 특사로 파견가거나, 총리서리와 같이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국정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경우들도 있다"고 했다.

다만 "실질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어디까지 위임할지, 범위와 기간을 더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총리, 당대표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위임이 무한정 지속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