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판매량 155만대
차종·파워트레인 다양화로
소비자 선택지 넓힌게 주효
내수부진 해외시장서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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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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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이 3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판매 대수도 지난해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이 폭스바겐그룹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제네시스·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은 총 154만8333대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량(한국 포함) 665만6684대의 23.3%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비중이 23%를 넘은 것은 1988년(28.8%·26만1782대) 이후 처음이다. 1990년대 초중반에는 한 자릿수를 맴돌았고 2000년대 들어서도 10%대 중후반을 유지하던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비중은 2021년 22.3%로 16년 만에 20%대를 회복했다. 그리고 2022년 21.5%, 2023년 22.6%로 상승하더니 올해 36년 만에 23% 고지를 밟았다.
미국 연간 판매 대수도 신기록을 세울 분위기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록한 165만2821대를 뛰어넘어 미국 시장 역대 최다 판매량도 경신할 수 있다. 사상 처음 미국 판매 170만대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이오닉5, EV9 같은 전기차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쏘렌토, 투싼을 비롯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인기”라며 “다양한 차종·파워트레인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취향에 맞는 차종을 고를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판매 증가는 한국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충격을 줄여주고 있다. 올해 1~11월 현대차그룹의 한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6% 감소한 113만7627대에 그쳤다. 반면 올해 1~11월 한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 판매량은 551만3451대로 지난해(552만2077대) 대비 0.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 내 판매 증가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판매 2위 폭스바겐그룹과의 판매량 격차도 줄고 있다. 미국 완성차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494만9486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은 616만8491대를 팔아 현대차그룹보다 121만9005대(24%) 더 팔았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은 연간 기준 923만여 대를 팔아 현대차그룹(730만대)보다 26%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그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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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수년 내에 글로벌 판매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주력 시장인 미국 시장을 잘 공략하고 있는 반면 폭스바겐그룹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1월~9월 중국 내 차량 누적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10.2% 감소했다. 중국 시장 부진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가 급감했다. 한때 40%에 가까웠던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완성차 판매 점유율은 지난해 14.2%까지 줄어든 상태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3분기 이후 글로벌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시장 부진에 따라 독일 공장 폐쇄를 밝힌 시점이 7월 중순인 만큼 4분기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약진을 점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의 기술 격차다.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보다 앞서 전기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반면 폭스바겐그룹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내연기관에 집착한 나머지 전기차로 전환할 시기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그룹을 앞서기 위해선 미국 외 다른 시장 개척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중동과 동남아시아 같은 곳에서 판매량 증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미국에서 점유율을 더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인도, 동남아, 남미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면서 고급 차종 전환에 성공한다면 지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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