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지난 4일 조달청에 입찰공고…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사업자 접수
GPU 가격 인상 영향으로 작년 대비 구축 단가 2배…사업비도 53% ↑
2026년 상반기 중 구축 완료 목표…고성능 GPU 원활한 수급 변수 될듯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인 슈퍼컴퓨터 6호기가 이르면 2026년 3월 베타서비스를 실시한다. 당초 계획했던 시점인 올해 말보다 다소 지연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앞으로 차질 없이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기초원천 연구 등 각종 AI 연구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사업 참여 제조사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ISTI는 지난 4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슈퍼컴퓨터 6호기 신규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지난해 11월 공고 유찰 이후 1년여 만이다. 공고에 따르면 입찰 접수는 내년 1월 14일부터 시작한다. 이후 1주일 간 접수를 받고 21일 접수 마감 후 개찰한다. 이후 2월 초 정도에 사업자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본격적인 6호기 구축 작업이 시작된다. KISTI가 공고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내년 10월 메인 시스템 장비를 납품하고 본격적인 설치를 시작하며, 이후 2026년 3월 베타서비스 개시 예정이다. 메인 시스템 설치 이전까지는 전산실 내 기반시설 설계·공사와 파일럿 시스템 설치 등을 진행한다. 파일럿 시스템은 슈퍼컴퓨터 6호기 운영 최적화를 위해 사전 도입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홍태영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은 "2026년 3월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실제 베타서비스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고에서는 6호기 구축 단가가 기존 1억4564만 달러(약 2078억원)에서 2억8441만 달러(약 4059억원)로 약 2배 올라갔다. 6호기 전체 사업비가 기존 2929억원에서 4483억원으로 53% 증액된 것보다 더욱 높은 비율로 증가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사업이 유찰된 이유가 엔비디아 H100 등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의 폭등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성 AI의 전세계적인 열풍으로 AI 학습·추론 등에 필수적인 서버용 GPU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실제 2022년 6호기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보다 지난해 GPU 가격이 3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KISTI는 6호기에 GPU 8000개 이상을 투입할 예정인데 GPU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축 단가를 대폭 늘리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핵심 요구 성능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시스템 이론 성능 600페타플롭스(PF·1PF는 초당 1000조번 연산), 저장공간 200페타바이트(PB), 네트워크 대역폭 400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의 초고성능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지난해 10월 3차 공고에서 요구 조건을 낮췄던 항목을 원상 복구했다. GPU 팻(Fat) 노드 20대 도입이 다시 필수가 됐고, 파일럿 시스템의 저장 용량과 노드 수 조건도 메인 시스템의 0.5%에서 1%로 높였다. 기술지원 전담 인력과 최적 병렬화 지원 인력도 다시 4명으로 늘렸다.
KISTI는 슈퍼컴퓨터 6호기를 통해 세계 10위권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식 KISTI 원장도 세계 수준의 AI 컴퓨팅 자원 확충과 연구 역량 확보를 강조했다. 올해 한국 기업들의 개별 슈퍼컴퓨터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역량 증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가격 문제 등으로 유찰될 경우 국내 슈퍼컴퓨터 경쟁력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챗GPT로 인해 GPU 가격이 갑자기 급격하게 오르면서 미처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 9월께 엔비디아 H100 모델이 단종됐는데, 만일 재고를 미리 확보한 게 아니라면 H100 NVMe나 H200, 혹은 B100 모델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모델이 기존 H100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