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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 인도 잡을 승부수는… 애플은 ‘가격 경쟁력’, 삼성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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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조경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 인도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애플은 수입 아이폰 관세 인하와 자체 개발 부품 사용으로 가격을 낮춘 보급형 제품으로 인도 공략에 나선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는 중저가 모델에도 인공지능(AI) 기능을 넣어 시장 수성으로 맞선다.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판매액 기준)은 삼성전자가 22.8%, 애플이 21.6%로 격차가 1.2%포인트(P)에 불과하다.

◇ 애플, 보급형 아이폰SE4 출시에 수입 관세 인하 수혜

10일 업계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봄 출시 예정인 보급형 아이폰SE4에 자체 개발 모뎀 칩 ‘시노페’를 탑재한다. 모뎀 칩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통화나 인터넷 사용을 위해 이동전화 기지국에 접속할 때 필요하다. 애플은 그동안 퀄컴으로부터 모뎀 칩을 납품받았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에 따르면 2022년 퀄컴 총 매출의 16%인 72억6000만달러(약 10조4355억원)가 애플 모뎀 칩 공급으로 발생했다.

애플은 모뎀 칩 자체 개발을 위해 2019년 인텔의 모뎀 사업 부문을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자체 개발 모뎀 칩을 탑재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아이폰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에도 자체 개발 모뎀 칩을 탑재하려고 했지만 성능상 한계로 2026년까지 퀄컴으로부터 모뎀 칩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일반 아이폰 제품군에는 2026년 이후에나 자체 개발 모뎀 칩이 들어갈 예정이다.

아이폰SE 모델은 구형 아이폰 부품을 재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는 제품군이다. 2022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SE3의 가격은 429달러(약 61만원) 수준이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SE4는 3년 만에 나오는 중가형 신제품 모델이다. 올해 7월부터 인도 정부가 애플의 스마트폰 수입 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한 점도 아이폰SE4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작용할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매년 전 세계에 출하되는 삼성 스마트폰의 70% 이상이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에 집중돼 있으며,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가격을 낮춘 아이폰SE4가 내년에 출시되면 인도 시장에서 삼성의 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SE3가 출시된 2022년 2분기 3.4%였던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2023년 2분기 5.1%로 상승했다.

◇ 삼성, 중저가 모델 갤럭시A에도 AI 기능 지원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 애플에 맞서 가격을 낮출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A14 출고가를 1만3999루피(약 23만7000원)로 책정, 2022년 출시한 갤럭시A13 대비 가격을 6.6% 낮췄다. 하지만 올해 출시한 갤럭시A15 가격은 1만9499루피(약 34만원)로, 전작(갤럭시A14)보다 가격이 40% 올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칩과 운영체제(OS)를 퀄컴과 구글 등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제품 생산 원가를 낮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이 인도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 대부분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무관세 혜택을 이미 누리고 있어 가격적인 측면에서 추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지킬 대안으로는 AI 기능 탑재 확대가 거론된다. 삼성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일부 갤럭시A 시리즈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올 연말까지 2억대의 갤럭시 제품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S’ 개발자 출신인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앞으로 애플이 인도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향을 잡을 경우, 가격 인하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이에 맞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보다는 AI 기능으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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