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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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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슈퍼컴퓨터로는 한계”… AI로 기상예보 경쟁 나선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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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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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지만 슈퍼컴퓨터로 이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보다 정밀한 기상예보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10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AI 회사 딥마인드는 지난 4일 AI 기상예보 모델 ‘젠캐스트’를 발표했습니다. 젠캐스트는 학습한 날씨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의 날씨 조건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AI입니다. 딥마인드는 기상예보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로부터 40년간(1979~2018년)의 날씨 데이터를 받아 젠캐스트를 훈련시켰습니다.

이후 딥마인드는 2019년의 날씨를 예측하는 테스트를 시행했는데, 젠캐스트는 15일치 날씨에 대해 50개 이상 기상 변수가 일어날 확률을 12시간 간격으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기온, 풍속, 기압 등 대기 조건 1320개에 대해 젠캐스트와 ECMWF의 기상예보 시스템이 각각 내놓은 예측 결과를 비교 분석했는데, 전체의 97%에서 젠캐스트 결과값이 더 정확했습니다. 예측 결과를 내는 속도 역시 8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존 일기예보 시스템에는 슈퍼컴퓨터가 활용됩니다. 기상 관측소에서 측정한 온도, 습도, 풍속, 강수량 등의 데이터와 기상위성 및 레이더 등의 정보를 수집해 슈퍼컴퓨터로 전송한 뒤 복잡한 방정식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식입니다. 다만 슈퍼컴퓨터는 결과를 얻는 데 몇 시간이 소요되며 비용 역시 상당히 들어갑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기반으로 기상예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5월 ‘오로라’라는 기상예보 도구를 출시했습니다. 기존 예보 모델보다 5000배 더 빠른 속도로 5일간의 글로벌 대기 오염 예측과 10일간의 날씨 예측을 제공합니다. 연구원들은 오로라에 방대한 양의 과거 날씨 데이터를 훈련시켜 예측을 수행했는데 최신 버전의 챗GPT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 데이터보다 약 16배 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기상예보 AI 소프트웨어인 ‘어스-2′를 공개했습니다. ‘어스-2′는 지구 대기 환경을 시뮬레이션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기상 관측보다 1000배 빠르고 분석 대상의 해상도를 10배 높였습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판구웨더’라는 기상예측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40여년 간의 기상 데이터를 학습해 기존 예측 속도보다 1만배 빠른 속도를 구현해 10초 만에 예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판구웨더는 태풍 마와르의 경로 변경을 5일 전에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이상기후의 심화로 기존 슈퍼컴퓨터만으로 정확한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AI 기상예보 시장은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기상예보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21년 30억8500만달러에서 오는 2028년 58억3500만달러로 연평균 9.7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빅테크 기업이 날씨 산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일기예보가 공공서비스가 아닌 향후 수익원이 되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당장 AI가 기존 일기예보를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AI 모델은 장기로 갈수록 기상예측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기상예보가 인류에 난제인 만큼 빅테크 기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면서 “기존 슈퍼컴퓨터 기술로는 기상예보에 한계가 있어 AI가 현 기술을 보완 혹은 나아가 대체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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