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장관 "안보상 이유로 일시적 조치 취한 것"…
미국은 지지 의사 표명, 유엔·사우디는 비판 입장
8일(현지시간)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인 마즈달샴스 마을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기동하고 있다. 53년간 시리아를 독재 통치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자 이스라엘군은 국경 혼란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시리아와 맞닿은 골란고원 완충 지대에 50년 만에 탱크와 장갑차를 배치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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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시리아 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으며 국경 완충지대를 점령한 것은 일시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조치를 지지한 반면 유엔(UN)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비판 성명을 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와의 국경 완충지대를 점령한 것은 안보상 이유로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길이가 80㎞ 이상이고 가장 넓은 지점의 폭이 10㎞에 달하는 완충지대 전체를 이스라엘이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은 현재 진행 중인 시리아 무장단체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스라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스라엘이 지배하는 골란고원 지역 주민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자마자 탱크·장갑차 등을 배치해 골란고원 내 시리아군 기지를 점령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국경 철조망을 넘어선 건 1974년 정전 협정 이후 50년 만이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접경지이자 군사요충지인 골란고원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80%를 점령해 현재까지 지배 중이다. 골란고원 완충지대는 1974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정전 협정에 따라 유엔휴전감시군(UNDOF)이 주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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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간 것에 대해 미국은 "일시적인 조치"라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완충지대를 점령한 것은 국경을 방어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지속적인 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국가는 테러 조직에 대해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도 테러조직의 국경 차지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UN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와의 정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국경 완충지대 최소 3곳에 주둔 중"이라며 "유엔 평화유지군이 이스라엘에 정전 협정 위반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완충지대에선 군사 활동이 있어선 안된다"며 "이스라엘과 시리아 모두 정전 협정 조건을 준수하고 골란고원의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도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완충지대 점령에 대해 "시리아의 안보 회복 기회를 망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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