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9일 시리아 세드나야 교도소에서 고문 도구로 추정되는 올가미 모양의 밧줄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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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아들을 찾아다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 아들을 찾아야 한다.”
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북부에 위치한 세드나야 교도소에서 필사적으로 서류 더미를 뒤지던 라나 안키르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렇게 호소했다. 2011년 16세였던 아들 라에드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민중 봉기 당시 실종된 후 세드나야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만 6년이 걸렸다. 그러나 FT는 “교도소에 온 대다수 사람처럼 그녀도 라에드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아사드 정권이 3만 명 이상을 살해한 곳으로 추정되는 세드나야 교도소가 이날 공개됐다. 전날 밤 반군이 이곳에서 수감자들을 석방하기 시작하면서다. 시리아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은 13만 명 이상을 체포·구금했고, 여러 교도소 중에서도 세드나야는 ‘인간 도살장’으로 불릴 정도로 살해·성폭행·전기고문으로 악명이 높았다.
잠긴 교도소 철문을 도끼로 부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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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이곳의 끔찍한 실상과 가족을 찾으려 몰려온 이들에 주목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은 교도소 바닥 아래에 숨겨진 감방을 파고 12명 이상씩 수용했다. 독방 감금실로 추정되는 지하실의 금속, 콘크리트 상자는 썩은 물로 가득 차 있었다. 감방 벽에는 누군가가 “나를 데려가세요”라고 적었다.
반군은 처형된 죄수의 유해를 분쇄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제 프레스도 발견했다. 가디언은 “(감옥) 중앙에 있는 철창으로 둘러싸인 나선형 계단 너머에는 대형 금고문이 있고, 그 문을 통해 시설의 세 개 동이 있다. 반군에 따르면 각 동은 다른 형태의 고문에 특화됐다. 외부로 통하는 창문은 없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겨울 추위에 맨발인 죄수들이 석방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반군은 “전날 밤 석방된 수감자 중 일부는 바샤르의 아버지인 전 독재자 하페즈 알 아사드가 24년 전에 사망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FT에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드나야에 구금된 수만 명 중 상당수는 단지 모임을 가졌다는 혐의로 구금됐다. 인권단체들은 매주 수십 명이 비밀리에 처형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로 망명한 아사드 전 대통령의 저택을 찍은 영상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택에 들어가 고가의 물품을 약탈하고 파손했다.
아사드 저택 차고에 세워진 페라리. [뉴스1] |
차고엔 람보르기니, 페라리, 애스턴 마틴, 렉서스 등 고가 자동차가 즐비했다. 붉은 카펫과 대리석 바닥, 디올 가방 등 명품 가방과 의류로 가득한 옷장도 공개됐다. 한 코미디언이 아사드 저택에서 약 66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끌고 다니는 모습도 담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반군이 장악한 다마스쿠스에서 25㎞ 떨어진 카타나 지역까지 진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카타나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과 시리아 영토 사이의 비무장 완충지대에서 시리아 쪽으로 10㎞ 떨어진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8일 알 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직후부터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 점령지를 넘어 1974년 유엔이 설정한 시리아 영토 내 완충지대에 50년만에 처음으로 지상군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백일현·박현준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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