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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김부겸 "한덕수 탄핵 과해…완급 조절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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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이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 줄 필요 없다"며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총리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추진은 과하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가면 한덕수 총리를 탄핵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삐딱하다 싶으면 또 탄핵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이어 한 총리 탄핵도 검토키로 했다. 총리 탄핵을 당 차원에서 확정하진 않았지만, 탄핵안 성안 작업에 돌입했다고도 밝혔다.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9일 당 최고위원회 후 "총리 탄핵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사람들이 민주당에 넘어올 여지를 봉쇄해버리는 하책"이라며 "국가 운영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훨씬 훌륭한 전략일 것이다. 그렇게 해야 당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더라도 아주 제한된 권한을 가진다"며 "옛날 고건 전 총리도 '행정의 달인'이란 양반이었는데 거의 아무 것도 못 했다. 국가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업무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국민들이 반으로 갈라질텐데 그 때 싸우도록 하지 않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며 "서너달 가량 탄핵 기간 동안 나라가 반으로 쪼개질 것이고 그 다음 치르는 대선은 전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지도부에 지혜를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의 한 전 총리 탄핵 검토는) 실제로 탄핵하려 한다기보다 일종의 겁주기라고 보긴 한다"며 "다만 대표 주변에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런 상황에 대해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무적·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 없어서 아쉽다"고도 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우상호 당시 원내대표는 (탄핵 찬성 표결에) 30석 이상 부족했는데 그걸 해냈다"며 "그 당시 원내대표단이 새누리당 의원들 설득하고 다니느라 다 위장병에 걸렸다. 국민의힘 의원들 설득에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이재명 대표에 정권 주고 다 죽는다'는 국민의힘의 과도한 두려움을 걷어내야 한다"며 "탁핵 반대 세력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되면 그 아래서 살아남을 사람 없다', '우리 편 다 뭉쳐야 한다'고 범보수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윤 대통령 퇴진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출마를 연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선 불출마는 추후 민주당 내 대선 주자들이 언급하면 몰라도 국민의힘에서 언급할 계제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탄핵 이후 상황은 그 때 가서 따라가면 된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후보를 낼 거고, 이 대표든 누구든 민주당 후보도 어떤 공약을 낼 것 아니냐. 아마 대통령 권한을 지금처럼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일정한 장치를 두겠다고 서로 약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 공약을 하는 후보도 있을 것이고, 그런 과정에 맡기면 된다"며 "우선 국민들에게 탄핵 후 정치 과정이 예측 가능하게 진행될 것이란 믿음부터 줘야 하는데, 여야가 서로 '정권 뺏기기 싫다'고 다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앞서 같은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에 대해 "지금 워낙 민심이 격앙돼 있기 때문에 그 뜻을 제대로 반영하고 대변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계속 정치적 공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한 고비, 두 고비 넘어가면서 이재명 대표나 야당 지도부도 이런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정 질서에 따라서 이걸 수습해야 된다는 국민적인 기대가 있는 것"이라며 "야권이 그걸 여당한테다가 떠넘길 수도 없다. 이것도 공동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다. 나라 전체를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조금이라도 도와줘야 될 책임이 야권에도 나눠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 지도부도 전술을 구사할 때 이런 장면들을 잘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며 "지난번에 국회의장께서 표결을 계속 끌지 않고 밤 9시쯤 중재를 하시면서 '바깥에서는 추위에 떨고 계시는 국민들이 계신다' 이런 말씀이 있었는데, 바로 이런 마음을 지금 현역에서 뛰고 있는 정치인들은 늘 마음에 새기고 문제를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프레시안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7일 광주 동구시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지산학 협력을 위한 대학과 지역의 혁신'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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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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