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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친애하는 한강" 기립박수…한국어 호명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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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국제부 김자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노벨상에 대해 간단히 설명부터 좀 해주시죠.

[기자]
노벨상은 스웨덴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 인류를 위해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노벨은 유언에 물리학과 화학, 생리학, 문학 순서로 수상 분야를 명시했고 시상도 이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게 관례입니다. 스웨덴 국왕이 직접 하는데요, 한강 작가도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직접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습니다.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 우리돈 약 14억원입니다.

[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의미를 좀 짚어주시죠.

[기자]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건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한강 작가는 역대 121번째 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한국인이 문학상을 받은 건 1901년 이 상이 처음 수여된 이래 123년 만에 처음인데요. 노벨상을 상징하는 파란 카펫을 밟은 것도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입니다. 노벨 평화상은 시상식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톡홀름 콘서트 홀이 아닌 오슬로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앵커]
시상식이 열린 스톡홀름의 콘서트홀에서 수상자들은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하던대요?

[기자]
시상식장에는 파란 카펫이 깔린 무대에 반원 모양으로 의자 95개가 놓여있었습니다. 오른쪽 맨 앞쪽 빨간 의자에는 스웨덴 왕족이 앉았고, 왼쪽 앞줄 빨간에는 노벨상 수상자 11명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자는 평소 스웨덴 왕족들이 콘서트홀을 방문하면 사용하는 왕족용 의자입니다. 스웨덴 왕가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특별 대우를 해줬고, 한강은 왼쪽에서 여덟번째 의자에 앉았습니다.

[앵커]
한국어로 한강을 호명하려다 무산됐다고 하던데, 무슨 얘기죠?

[기자]
먼저 한강 작가가 호명되고 수상하는 장면 잠깐 보실까요?

엘렌 맛손 /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
"친애하는 한강 작가님,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시상식에서 문학상 시상자로 나선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 엘렌 맛손이 한강 작가를 영어로 호명했습니다. 그런데 맛손은 이 마지막 문장을 한국어로 할 예정이었고, 한국어 번역까지 맡겼습니다. 하지만 한국어 발음이 너무 생소한 데다 연습해도 잘 안 됐던지, 마지막에 영어로 하는 걸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벨상 시상식장에서 한국어가 울려퍼질 수 있었는데 다소 아쉬움이 남게 됐습니다.

[앵커]
노벨 평화상은 일본 단체가 받았는데, 여기에도 한강 작가가 거론됐다고 해요?

[기자]
올해 노벨 평화상은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 니혼히단쿄가 받았습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인 정원술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과 원폭 피해 2세인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도 한복 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평화상 시상식을 맡은 위원장이 시상 연설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를 언급한 겁니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한강 작가가 트라우마와 기억에 관한 글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기억의 작업은 저항의 행위, 변화의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한강 작가를 언급하며 평화상 수상자들이 원폭 피해를 증언해 핵무기가 사용돼선 안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한 겁니다.

[앵커]
다른 시상에서도 한강 작가가 언급될 정도였다니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자민 기자(b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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