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 일동(윤퇴청)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주최한 ‘국민의힘 해체’를 위한 장례식에서 참가자가 향을 피우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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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장례식이 열렸다. 검은색 조문 복장을 차려입은 청년 100여명이 흑백 영정 앞에 줄을 서서 헌화를 시작했다. 영정 주인공은 ‘정당 국민의힘’이었다. 절을 올리는 시민은 있었지만 눈물을 흘리는 추모객은 없었다. 장례지도사로 일하는 차치언씨(29)가 국민의힘 사망을 알리는 축문을 읽자 현장에 모인 이들은 분노로 가득 찬 구호를 외쳤다.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삼가故(고)당 자진해산 기원한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은 이날 국민의힘 장례식을 치르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105명을 규탄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지난 7일 투표에 불참해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방치하고 예측불허의 후속사태를 막는 데 실패해 국민을 불안 속에 밀어 넣었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공당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국민의힘에 사망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민주주의 책무를 저버린 국민의힘을 비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충북 천안에서 온 이선화씨(25)는 “이 모든 수모를 겪고 국민이 탄핵을 요구했을 때 국민의힘 당신들이 투표장을 박차고 나간 작태를 기억하겠다”며 “국민이 준 귀한 권리를 땅바닥에 내팽개친 모습을 길이길이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 일동(윤퇴청)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주최한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장례식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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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온 역사 강사라고 밝힌 한 남성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국민의힘 앞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여서 추모하고 마지막을 고하는 이유”라며 “역사를 잊은 윤석열을 탄핵하고 미래가 없는 국민의힘을 해체하라”고 했다.
대학생 엄현우씨는 “청년들을 여성·남성 갈라서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화가 났고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으며 권위적으로 청년을 억압할 땐 마음으로 울었다.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투표도 않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걸 보면선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엄씨는 “여당 의원들에게 묻겠다. 그놈의 정무적 판단이 과연 민주주의보다 중요한가. 1년만 지나면 국민들이 까먹고 찍어준다는 게 그렇게 잘난 정무적 판단이냐”고 말했다.
풍자가 담긴 근조 문자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삼가고당의 해체·해산·소멸을 빕니다’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등의 근조 문구를 공유했다. 한 30대 여성은 추도사 대신 ‘진달래꽃’ 한 구절을 “국민 보기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지 않으오리다”라고 개사해 불렀다. 장례식을 지나가던 시민 중엔 “국화꽃이 아깝다” “여당이 정신 못 차리면 49재까지 치러야 하는 거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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