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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단독] 北, 생화학 위협 속 ‘탄저균 백신’은 바닥…“계엄 혼란에도 국민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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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질병관리청 ‘탄저백신’ 물량 전국민 대비 1% 미만

박선원 “12·3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워도 정부·군 국민 지켜야”

“탄저백신 확보해 비축량 늘려야…생화학 방어체계 강화”

쿠키뉴스

지난 6월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에서 발견된 오물풍선.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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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저백신 비축량이 전체 국민의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오물풍선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생화학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워도 추가 탄저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의 탄저백신 비축량을 모두 합쳐도 전 국민의 1% 정도밖에 접종을 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탄저백신은 400명분으로 유의미한 수치조차 되지 못한다. 올해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탄저백신 비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물량 추가 확보도 쉽지 않은 상태다.

북한의 오물풍선 정확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의 오물풍선이 서울로 날아오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고 등급의 보안시설 ‘가급 보안시설’인 대통령실과 국회 일대에도 오물풍선이 낙하하기도 했다.

해당 오물풍선에 ‘탄저균’ 등 생화학 무기가 포함된 경우 심각한 수준의 생물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탄저균은 흰색 가루형태로 공기 중에 살포될 경우 색과 향이 없어 대응할 방법이 전무하다. 치사율도 호흡기 90%, 소화기 25~60%, 피부 20%로 높은 편이다.

탄저균은 제1급감염병으로 100kg이 공기 중 살포되면 최소 13만명에서 최대 300만명까지 사망할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아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에도 예외 없이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는 핵무기에 비견되는 위협으로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각각 14만과 4~7만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세계 각국은 생화학전에 대비해 탄저백신 확보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은 2022년도 기준 국방부와 복지부가 2억 1000만명 분 백신을 확보했다. 뒤이어 영국은 500만명분, 유럽연합(EU) 50만명분, 캐나다 8만4000명분 등이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은 탄저백신 비축 물량을 기밀사항으로 구분해 공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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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북한의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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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생화학전을 상정한 백신접종을 해왔다. 지난 2017년 탈북한 북한군 혈액에서 탄저균 항체가 발견된 바 있다. 또 북한은 신경(VX)·수포작용제(HD) 등 20여종의 화학무기 2500~5000여톤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생화학 무기를 주요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단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자체 백신 생산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본격적인 생산과 비축까지는 공백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질병관리청이 탄저백신 연구를 시작해 지난 2002년도 국립보건원 정부 용역과제로 녹십자에서 공정개발과 비임상시험을 실시했다. 2024년 4월 임상이 최종 마무리돼 이번 달 중 품목허가 승인을 대기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생물학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탄저백신 비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정이 혼란스럽다고 해서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질타가 나왔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탄저백신 비축량은 생화학 공격에 대응하기에 상당히 부족하다”며 “정부는 즉각 조치를 통해 탄저백신 확보를 포함한 생화학 방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가가 혼란스러워도 정부와 군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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