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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포용 정책’ 시리아 반군, 과도 정부 구성…다종교·다민족 통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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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일(현지시각)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축하하는 여성들이 차량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알레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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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주의 반군 ‘하이아트 타흐리트 알샴’(HTS·이하 하이아트)이 자신들 중심의 과도 정부를 시리아에 구성했다. 하이아트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알카에다에 뿌리를 둔 단체이지만, 여성 히잡 강제 착용을 금지하는 등 포용적 정책을 내세워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아트가 2011년 이후 13년간 내전으로 얼룩진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시리아에 새 정부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전망하기는 어렵다.



하이아트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골라니는 11일 영국 스카이뉴스에 “나라(시리아)는 재건될 것”이라며 “두려움은 정권의 존재에서 비롯됐다. 두려움의 근원은 이란 민병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학살을 자행한 (아사드) 정권에서 나왔다.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시리아 국민들은 또다른 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공황 상태로의 복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골라니가 서방 언론에 밝힌 첫 메시지로, 사실상 하이아트 중심으로 시리아를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아트는 시리아에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과도정부를 내년 3월1일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임시 총리로 무함마드 바시르를 10일 추대했다. 바시르는 올해 1월 하이아트의 근거지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하이아트 행정조직 시리아구원정부(SSG) 수반으로 지명됐던 인물이다. 바시르는 10일 “이제 시리아 국민이 안정과 평온을 누릴 시간”이라며 “두 달 동안 헌법 체계를 갖추는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내각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하이아트는 자신들이 이끄는 정부가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했다. 여성의 히잡 강제 착용을 금지했다. 버스가 다시 다니고 은행과 바자르(시장)가 10일 다시 문을 열었다. 8일 반군 입성 뒤 사흘 만에 다마스쿠스에 일상이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웃 튀르키예에 머물던 난민 300여만명 중 일부는 국경을 넘어 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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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사람들이 다마스쿠스의 세드나야 감옥에 모여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 다마스쿠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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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이아트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시리아 정부를 구성하려면 미국 등이 지정한 테러 집단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소수자의 권리 존중, 인도적 지원 촉진, 시리아가 테러 기지로 사용되거나 이웃 국가에 위협이 되는 것을 방어하고 화학무기 저장소를 안전하게 파기하는 조건으로 새 정부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서부 이들리브 지역을 통치하던 수니파 반군으로 알카에다에 뿌리를 둔 하이아트가 시리아 다른 종파와 민족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시리아 인구의 70%는 수니파 아랍인이지만,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전체 10%)를 비롯해 드루즈파, 기독교인이 함께 사는 ‘다민족·다종교’ 국가이다. 시리아 북부 일부는 쿠르드족의 시리아민주군(SDF)이 사실상 통치하고 있다. 비비시는 “(하이아트 주도) 반군은 시리아의 주요 도시는 장악했지만 국가 전체를 통치하지는 않는다”며 “국가 운영 방식에 대한 합의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며 북부에서는 경쟁 세력 사이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수판 센터 연구책임자 콜린 클라크는 “(13년의 내전 동안) 혼돈과 무정부 상태는 천천히, 꾸준히 전국 네트워크를 재건해 온 이슬람국가(IS)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통신에 말했다.



한편, 다마스쿠스 교외 하라스타에 있는 군 병원에서는 피 묻은 시트에 쌓인 40구의 주검이 발견됐다. 세드나야 교도소에서 고문을 받다 죽은 사람들로 추정하고 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당시 정권에 반대한 시리아 활동가 마젠 하마다도 주검으로 돌아왔다. 반군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을 석방하기 직전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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