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주도권 쥐고 대권 굳히기
대권 선호도 1위…견제할 野잠룡 흐릿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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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파장이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선 ‘내년 상반기 대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차기 대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양상이 뚜렷해지는 상황에 그를 견제할 야권 내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단 평가가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계엄 사태 직후 “탄핵에 의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아니면 길이 없다”며 강하게 정부·여당을 비판했던 이 대표는 최근 ‘민생’과 ‘경제’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 첫 회의를 열고 반도체·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특별자금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 그에 대한 대통령 탄핵 무산까지 겹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경제 정책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별도로 경제상황점검단을 추가로 편성하기로 했다. 점검단 회의를 정례화해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비상계엄에 따른 경제 여파를 수습할 구체적인 정책과 조치를 발굴해내겠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또 이 대표는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새로운 화두로 던지며 여당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원내대표단 일괄 사퇴’,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 마련’ 등 여권 내 혼란과 분열을 수습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대비를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이 대표의 행보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함이란 분석이 나온다. ‘탄핵 찬반 여부’를 두고 여권이 분열 중인 상황을 틈타, 경제와 금융 시장의 혼란을 수습하고 정책 주도권을 강하게 쥐려는 시도란 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본지에 “(이 대표가) 내년 대선에 ‘지금의 위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리더는 누군가’라는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일찍이 ‘대권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야권에선 그의 독주를 견제할 마땅한 경쟁자가 아직까진 없단 평가가 나온다. ‘비명계 신(新) 3김’(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대안세력들이 하나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 대표와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계엄 선포 이후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는 지속적으로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국회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 하루라도 윤석열이 군 통수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계엄 사태 이후 이달 5일 한국으로 조기귀국한 김경수 전 지사도 SNS 등을 통해 연일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또한 사법리스크로 중대기로에 서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적수로 우뚝 서긴 역부족인 상황이다. 조 대표는 내일(12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이 1·2심의 징역형 실형을 유지하면 조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 출마길도 막힌다.
이런 상황에 이 대표는 압도적인 비율로 차기 대권 주자 중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리서치가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52.4%는 ‘이재명 대표’라고 응답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9.8%), 오세훈 서울시장(6.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5.5%), 홍준표 대구시장(4.9%), 김동연 경기지사(3.9%), 김경수 전 경남지사(3.1%)가 그 뒤를 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이투데이/김은재 기자 (silveras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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