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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윤, 2~3분 '계엄안' 말하고 국무회의장 떠나…회의록도 없는 '서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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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국무회의로 계엄 선포 요건 충족…한 총리, 반대하려 소집했다 '주장'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듣고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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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무회의 심의는 5분 만에 종료됐다. 지난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 간 한덕수 국무총리는 8시 40분 윤 대통령의 말을 듣고 반대하며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국무위원 대부분 계엄에 관해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윤 대통령은 짧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계엄을 선포했다.

11일 행정안전부가 대통령실로부터 회신받은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자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는 3일 오후 10시 17분부터 22분까지 총 5분 진행됐다.

안건명은 '비상계엄 선포안'이며 제안 이유는 '헌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3일 오후 10시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대통령실은 '발언 요지'에 대해선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참석자는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조태열 외교부장관, 김영호 통일부장관, 박성재 법무부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다.

그동안 이같은 사실을 함구하던 국무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그날 있었던 사실들을 전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한 총리는 3일 오후 8시 40분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을 선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한 총리는 이 말을 듣고 국무위원들과 함께 설득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했고, 오후 9시쯤 소집했다.

국무회의 개의 전, 참석한 국무위원들 간에 계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에 대한 설명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계엄을 한다는 것에 대해 서로 걱정과 반대 이야기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장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있었는데, 국무위원들이 계엄에 관해 걱정하는 이야기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3분 정도 회의실에 있었다.

송 장관은 "첫 마디만 기억나는데,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제 기억으로는 2~3분 정도인데, 지금 회의를 마칩니다라는 선언이 없는 상태에서 잠시 들어왔다가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앉아있던 분들이 당황해하면서 '어디 간 거냐'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틀었고 (대통령 대국민 담화) 육성이 흘러나왔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장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들어와 계엄에 대해 걱정하면서 '이런 상황이 될 수 있냐'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당시 국무회의에 문제가 있다고 입 모아 지적했다. 한 총리는 "(국방부 장관의 사전 보고를) 못 받았고, 필요성 정식 건의도 없었고, 정식 심의는 없었다"며 "(회의록 없는 국무회의는) 절차적 하자, 실질적 하자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록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 총리를 포함해 모든 국무위원이 계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지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종료 1분 만에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불과 2시간 30여 분 후인 4일 오전 1시 1분쯤 국회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고, 4시 20분에는 녹화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해제하겠다고 윤 대통령이 밝혔다.

이날 열린 계엄해제 국무회의는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등을 제외한 16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앞선 국무회의 참석 장관을 포함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자리했다.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국무조정실장도 배석했다.

이 회의는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3시간 반 만인 4시 27~29분 열렸다. 한 총리는 "국회에서 의결해 준 것에 따라 해제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이 그렇게 하자고 결정해 국무회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건명은 '비상계엄 해제안'이며 제안 이유는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 가결에 따라 4일 오전 4시 3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하려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발언 요지에 대해선 '국방부 장관 제안설명 외 발언 없음'이라고 회신했다.

한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로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내란 수괴는 누구냐'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질의에 "대통령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답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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