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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위기 속 빛난 스타트업 저력…컴업 2024서 혁신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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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이 스타트업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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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 2024는 40개국 150여 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행사의 규모를 넘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특히 딥테크 분야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글로벌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 간의 실질적 교류를 목표로 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기술의 깊이였다.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사 하이퍼엑셀, 당화혈색소 측정기기 개발사 오렌지바이오메드, 나노멤브레인 복합소재 기업 소프엔티, 고정밀 자율주행 로봇 개발기업 나비프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국 스타트업이 서비스 혁신을 넘어 기술 혁신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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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부스. 이번 컴업2024 행사에는 UAE 경제 사절단이 방문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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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참가는 이번 행사의 국제적 성격을 강조했다. 알리아 압둘라 알마즈루이 UAE 경제부 창업담당관은 "UAE에서는 중소기업이 전체 사업의 94%를 차지하며, 비석유 GDP의 63.5%를 차지한다"며 UAE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설명했다. UAE에서는 전문 로봇 개발사 ICOSIUM ROBOTICS와 음식물 쓰레기를 항공 연료로 전환하는 Circa Biotech가 참가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일본과 스웨덴의 참여도 주목할 만했다. 일본의 liberaware는 초협소공간 점검드론 'IBIS2'를 선보였으며, 스웨덴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농업, AI 분야의 딥테크 기업들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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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회 6기 데모데이' 현장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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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의 '아산상회 6기 데모데이'는 이번 컴업의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탈북청년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아산상회는 정주영 회장의 호인 '아산'과 그의 첫 사업체 '경일상회'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번 데모데이에는 6개월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 10개 팀이 참가해 식음료, 환경,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참가 기업 중 HLS환경이의 김다혜 대표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친환경 농업용 멀칭필름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6개월 내 자연분해되어 미생물에 의해 퇴비화되며, 기존 제품 대비 수거 비용을 200% 절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기역비읍한복, 대준모터스, 더웰시아, 마이빈테일러, 아드, 위드파렛트, 진솔, 해오름푸드, 힐링유가 참가해 각자의 사업 아이템을 발표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이들 스타트업에 총 4천 3백만 원의 상금과 함께 창업지원센터 마루 입주 스타트업 혜택, 홍보 마케팅 지원,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 벤처캐피털 투자자 추천 등 실질적인 성장 지원을 제공한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탈북 청년 창업팀들이 다양한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과 연결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컴업 스타즈'에서는 40개의 선별된 스타트업이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받았다. 플리퍼코퍼레이션의 '나초코드'는 URL 링크만으로 앱 출시가 가능한 노코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석정웅 대표는 "자바스크립트 베이스로 개발해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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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업 2024 SIS 세션에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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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분야에서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됐다.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기후테크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드위즈 김구환 대표는 "텍사스나 캘리포니아는 시장 중심으로 기후테크 산업이 발전하고 있어 연방정부의 정책으로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에서는 기후테크 산업의 과제도 논의됐다.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는 "기후테크 기업들이 만들어낸 서비스가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어 시장의 수요를 찾기 어렵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테크 산업 관련 데이터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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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의 이족보행 로봇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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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니트리의 이족보행 로봇은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회사측은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트리는 국내 기업 로아스와 협력해 로봇 유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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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는 114개국 1716팀 중 인도의 폴리머라이즈가 1위를 차지했다. 클라우드 기반 AI 소재 정보학 소프트웨어로 15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2위는 미국의 나노드롭퍼, 3위는 포르투갈의 오픈 에너지가 차지했다.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퓨처톡도 있었다.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키노트를 맡았으며, 최근 SK의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완료한 리벨리온은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인정받은 국내 첫 AI반도체 유니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이카는 개발도상국 문제 해결을 위한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소개했다. CTS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바딧, 티에이비, 티알, 태그하이브, 크레파스솔루션, 캐스트 등 6개 스타트업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성과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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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 1호 기업인 스페인 기업 '아이마'. (오른쪽) 카를로스 킥 최고개발책임자(Carlos Kik, CTO of AIMA Beyond AI), (왼쪽) 기예르모 데 라 이글레시아 아빌라(Guillermo De La Iglesia Ávila) 개발자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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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업 2024에선 해외 스타트업 20여 개사가 참여해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자에게 사업 아이템을 홍보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도입된 ‘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 1호 수혜자인 아이마(AiMA)다. AI 기반 디지털 휴먼 솔루션을 개발한 이 스페인 스타트업은 새로운 비자 제도를 통해 한국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기술창업(D-8-4)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창업이민 인재양성 프로그램(오아시스)에 참여해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거나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 톱 20에 선정 또는 정부 창업지원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발돼야 했다. 반면 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는 이와 같은 정량적 요건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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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미디어 플래텀 조상래 대표가 대학생 대상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가이드가 되어 부스를 돌면서 각 회사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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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컴업2024에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현직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접 가이드로 나서서 창업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참가 학생들은 실제 창업가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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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앞서 우려도 있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세계 각국이 한국을 여행 주의 또는 경고 국가로 지정하면서 글로벌 관계자들의 참관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럼에도 컴업 2024는 특히 딥테크 분야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실제로 글로벌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들이 참여해 실질적 교류를 이어갔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해외 기업 및 대기업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는 등 투자 유치와 협업 기회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컴업 2024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술적 성숙도와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장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특히 딥테크와 기후테크 분야의 성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 혁신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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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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