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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바랐던 건 아니지만"…强달러에 표정 관리하는 수혜 업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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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發 탄핵정국에 연일 환율 고공행진…"연내 1500원 돌파" 분석도

차·조선 등 해외매출 비중 높아 유리…"배터리에선 LG엔솔, 이익 증가가 평가손실 상회"

뉴스1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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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조선·자동차·비철금속·배터리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경우 단기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선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1500원 선을 연내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지난달 1400원을 돌파한 이후 1400원 초·중반대를 횡보 중이다. 특히 지난 3일 비상계엄 선언 직후 40원 이상 급등해 1442원을 찍기도 했다. 11일 오후 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2.2원을 나타냈다.

자동차, 고환율 수혜 기대…K-조선은 '슈퍼사이클' 겹호재

환율 변동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담이지만, 업종별 희비는 교차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른바 '외화벌이' 업종은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과 조선해운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국내 자동차업계 매출이 약 4000억 원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선박 건조 대금이나 운임을 달러로 받는 조선해운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조선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신조(新造) 수요가 급증하는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상황이라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증권은 전날 리포트를 통해 "국내 조선업은 오히려 치솟은 환율로 인해 외화벌이의 일등공신 산업이 되었으며 주가 또한 치솟았던 바 있다"며 "1400원 이상의 고환율은 향후 실적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선별 수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선종은 원자재도 대부분 국산화했기 때문에 환율 인상에 따른 부담이 적다"며 "환헤징(환위험방지)이 없었던 1997년 외환위기(IMF)보다는 덜하지만 (환율 인상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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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 GM이 설립한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으로 올해 3월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얼티엄셀즈 생산 공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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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회사마다 제각각…LG엔솔, 4Q 실적 개선 전망

배터리 업계도 강(强)달러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회사마다 해외 생산 체제 및 투자 규모가 달라 온도 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환율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업체 중 가장 큰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춘 덕에 영업이익 증가 폭이 외화부채 평가손실 증가 폭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단독 공장을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1·2공장, 유럽 폴란드와 중국 난징, 한국 오창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 매출은 33조 7455억 원, 영업이익은 2조 1632억 원이다. 회사는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환율 10% 상승 시 2389억 원의 세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지만, 실적 증가 폭이 더 크다. KB증권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달러당 환율이 10원 오를 때 LG에너지솔루션의 주당순이익(EPS)이 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도 고환율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연 정광 등 원자재를 선물 거래로 수입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환율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데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타 제련소에 비해 정광에서 비철금속을 추출하는 제련 기술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며 "세계 1위 기술력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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