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3일 강원 원주시 롯데시네마 앞에서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후보, 김완섭(강원 원주시을) 후보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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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 의원!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지역구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의 고교시절 국어 과목을 가르쳤던 은사가 마이크를 잡고 국민과 시민들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당부했다.
백발의 노인이 된 곽대순 씨(박정하 의원 고교 전 국어교사)는 목소리만큼은 옳은 길로 제자들을 향하게 했던 고등학교 교실로 돌아가 있었다.
"자네가 선택한 행복하게 사는 길이 이렇게 사는 것인가 너무 마음이 아프네. 자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가"
홍길동전의 '유방백세(流芳百世: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함)'도 다시 소환했다.
"국어 시간에 유방백세의 반대말을 내가 설명했었지…악취만년이라고, 자네는 유방백세의 길을 포기하고 지금 악취만년의 길로 접어들었어"
지난 7일 불안에 떨며 온 국민이 희망 속에 지켜봤던 국회 본회의 상황의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나는 그래도 TV를 통해 김건희 (특검) 표결을 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빠져나갈 때 자네가 거기 남아 있길래 '역시 박정하다'하고 기뻐했더니 조금 있으니까 없어졌더구만, 너무 실망스럽네. 자네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의 재표결 가결 요건은 재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가결 요건인 200표에서 2표가 부족했다.
국민들의 목소리와 달리 탄핵 정국에서도 이해 타산을 저울질하는데 동조하는 듯한 제자의 모습에 노스승은 절규했다.
"내 비록 내세울 것 없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내 제자가 원주 시민들의 입에 이렇게 더럽게 오고 가는 거 선생으로서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네.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
"도대체 자네가 믿고 있는 그 윤석열이라는 사람 뭐 하는 사람인가? 아니 어떻게 국민들이 뽑은 국회를 범죄집단이라고 하면 그 국회의원을 뽑은 이 나라 국민이 다 범죄자의 똘마니란 말인가? 어떻게 거기에 부화뇌동 할 수 있나? 돌아오게. 시민들의 곁으로…간곡히 부탁하네"
박 의원의 한 고교 후배는 "곽대순 선생님은 당시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늘 바른 길로 학생들을 이끄시기 위해 노력하셨던 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곽대순 씨(박정하 의원 고교 국어교사)가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촛불집회에서 박정하 의원의 올바른 결정을 당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원주MBC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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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탄핵표결 불참 결정 등으로 12.3 내란사태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국회의원(원주갑) 역시 지역구에서 규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박정하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해제 투표에 참여해 찬성했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진보진영,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원주운동본부도 지난 9일 박정하 의원 원주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윤석열, 박정하 퇴출 투쟁'을 결의했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전체 선거결과 평가와 각오를 전하며 "지금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우리나라 정치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대통령실도 민생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원주시민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며 정치인 박정하로서 면모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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