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봉, 철강 생산공정 필수재...매년 3만 톤 수입
무역장벽 높아지는 시기...공급망 안정화에 기여
포스코퓨처엠이 제조기술을 국산화한 직경 300mm의 UHP(Ultra High Power)급 전극봉 모습. 포스코퓨처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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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이 일본, 중국, 인도 등에서 매년 3만 톤(t) 이상을 수입하는 '전극봉' 제조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극봉은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해 철강 생산 공정의 필수재다. 전극봉 국산화 흐름이 시작되면서 철강 제조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극봉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극봉은 쇳물을 만들거나 용광로에서 생산한 쇳물의 불순물을 없애는 공정에 쓰인다. 전극봉은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직경이 크고 밀도가 높을수록 적은 전기로 많은 전력량을 생산해 그만큼 열에너지량도 늘어나 생산 효율이 올라간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조금이라도 전기를 덜 사용할 수 있는 '고밀도 전극봉'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개발에 성공한 전극봉은 직경 300㎜ 고품질 UHP(Ultra High Power)급으로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이번 전극봉 개발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기술을 국산화하지 못해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매년 3만 톤 이상의 전극봉을 모두 수입했다. 이런 탓에 중국, 일본의 수출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 2017년에는 중국산 전극봉 부족 사태로 중소 규모 전기로 제강사들의 가동 중단 위기가 있었고, 2019년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면서 전극봉 품귀 현상을 겪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핵심 원자재에 대해 수출 통제 강도를 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산화에 성공해 생산 체제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전극봉 기술 국산화는 정부 지원도 뒷받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에서 '300㎜ 이상급 인조흑연 전극봉 기술개발' 국책 과제를 추진했다. 주관기관으로 포스코퓨처엠이 뽑혀 4년 9개월의 연구 개발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조용호 포스코퓨처엠 기초소재사업부장은 "산학연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극봉에 대한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고품질 전극봉 제조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철강산업의 소재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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