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민규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는 계파 대결 구도로 펼쳐졌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 원내대표와 친한계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이 일대일로 맞붙으면서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선거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며 탄핵안 ‘자유 투표’를 주장한 김 의원과 같은 의견을 냈다,
반대로 권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대응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탄핵보다 무서운 것이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투표 결과 참여 의원 106명 중 72표를 얻어, 34표를 받은 김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두 배 가까운 표 차이에 대해 당내에선 “단일대오 주장이 힘을 얻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 중진의원은 “12·3 계엄사태 수습을 놓고 연일 당이 자중지란을 보이고 있는데, ‘분열은 안 된다’는 권 원내대표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를 향한 친한계의 비판이 반감을 불렀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11일 중진의원의 권 원내대표 추대 합의를 두고 친한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은 “우리가 ‘중진의 힘’이냐”라고 했고, 일부 친한계 인사들은 “계엄 옹호파”라는 원색적인 표현도 동원했다. 원내 관계자는 “막판 역(逆) 결집이 이뤄졌고,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등 권 대표의 풍부한 경험도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소감 발표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힘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 원내대표 선거 시작 무렵처럼 그러한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당의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의 어려운 시기를 하루빨리 정비하고 조만간 있을지 모르는 대선에 대비하는 태세까지 마치고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권 원내대표가 당장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 2차 표결을 앞두고 한 대표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탄핵 찬성 제안에 대해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라며 “당론을 바꾸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윤 대통령 제명을 위한 윤리위원회 소집에도 “그런 의사를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께서 알아서 거취를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견을 보였다.
검사 출신의 권 원내대표는 2009년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문한 뒤 강원 강릉에서 내리 5선을 지냈다.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을 정치권으로 이끈 권 원내대표는 대선 캠프에서 후보 비서실장과 종합지원본부장 등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하며 ‘원조 친윤’으로 거듭났다. 2022년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첫 여당 원내대표도 지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